
실제로 그런 일이 발생했다. 1, 2차전 라팍에서 8개의 홈런을 몰아쳤던 삼성 타자들은 잠실에서 열린 3차전에서 0-1로 졌다.
LG가 1-0 리드를 잡은 직후인 6회초 LG는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투입했다. 삼성의 선두 타자 윤정빈은 2볼 1스트라이크에서 에르난데스의 공을 강타, 우익수 방면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윤정빈은 홈런을 직감한 듯 '배트 플립'을 하며 여유롭게 1루로 향했다. 하지만 타구는 펜스 앞에서 우익수 홍창기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갔다. 라팍이었다면 홈런이 될 타구였다.
비슷한 상황은 또 있었다. 4번 타자 르윈 디아즈가 2회와 4회, 두 차례나 큼지막한 홈런 타구를 만들었는데 펜스를 빗겨나가 파울이 됐다. 이 역시 라팍에서는 홈런이 될 수도 있는 타구였다.
이날 LG는 넓은 잠실구장 덕에 승리했다.
이 같은 삼성의 '잠실 포비아'는 올해도 계속되고 있다.
시즌 개막 후 잠실에서 4경기를 치렀는데, 홈런이 '제로'다. 두산과의 3경기서 단 한 개의 홈런도 치지 못했다. 15일 LG전에서는 홈런은커녕 1개의 안타도 치지 못했다. '팀 노히트 노런'의 수모를 당한 것이다.
삼성은 올 시즌 19경기서 모두 21개의 홈런을 쳤다. 이 중 20개가 안방 라팍(11경기)에서 나왔다. 원정 8경기서는 고작 1개(4월 11일 kt전 구자욱)에 그쳤다.
'라팍런' '안방 사자'라는 소리를 듣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삼성은 10승 9패로 간신히 5할 승률을 기록 중이다. 초반이긴 하지만 다소 우려스럽다. 특히 구자욱(0.189), 박병호(0.172), 르윈 디아즈(0.247)가 하루빨리 타격감을 되찾아야 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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