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4.19(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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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토막 리뷰] 잘나가는 이유? 아쉬운 부분 없지 않으나 대안이 없다!

넥슨 '마비노기 모바일' 리뷰
경쟁 없고 느긋하게 즐길 수 있으며, 다양한 플레이도 가능
커뮤니티성 약한 점 아쉽지만 모바일 환경 감안해야

2025-04-16 15:16

시작하면 모닥불 주변에서 모여 있는 캐릭터들을 보여준다. 아쉽게도 이런 커뮤니티는 잘 형성되지 않는다. 모바일 특성과 최근 게임 트렌드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시작하면 모닥불 주변에서 모여 있는 캐릭터들을 보여준다. 아쉽게도 이런 커뮤니티는 잘 형성되지 않는다. 모바일 특성과 최근 게임 트렌드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

게임 유저라고 하면 항상 고민하게 되는 것이 바로 과연 이 게임이 재미있는 것일까 일 것입니다. 물론 이것저것 다 깔아놓고 소위 '찍먹' 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그러기엔 시간도 아깝고, 부담도 큽니다. 이에 마니아타임즈에서 실제로 어떤지 간접 체험해 드립니다. 이번 게임은 '마비노기'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넥슨의 신작 '마비노기 모바일'입니다. 제작은 데브캣에서 맡았고, 유니티로 제작했습니다. 8년이라는 오랜 기간이 걸려 기대와 우려가 컷으나, 초반에 실망스럽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인기가 반등하고 있어 그 비결을 파헤쳐 보았습니다. [편집자 주]

반가운 마비노기 얼굴마담 '나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반가운 마비노기 얼굴마담 '나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지난달 27일 출시한 넥슨의 MMORPG(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마비노기 모바일'이 의외의 인기를 끌고 있다. '역주행'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물론, 제작사 측인 데브캣에서는 인기를 예상했을 수도 있고, 전작인 PC '마비노기', '마비노기 영웅전'이 워낙 인기 있었던 IP(지적재산권)로 꼽히기 때문에 당연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지만, 론칭 전까지 분위기를 살피면 결코 인기 있을 분위기는 아니었다.

지적되는 문제들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여론은 '8년이라는 긴 제작기간, 1000억 원이 넘는 자금이 투자된 것 치고는 그래픽이 그렇게 뛰어나지 않다', '타격감이 약하다', '마비노기의 개성인 생활 RPG라는 느낌이 오지 않는다' 등이었다.

이후 출시 첫날 30만 명 이상의 접속자 수를 기록했지만, 그럼에도 불안감이 지워지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게임을 한 사람들의 평가는 '초반이 너무 지루하다'는 것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평가가 반전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함께 나오는 평가는 '레벨 35 즈음이 넘어가면 재미있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기자가 경험한 마비노기 모바일에 대한 평가도 '진행을 꽤 하다보니 생각보다는 재미있다'는 것이었다. 그것도 요즘 MMORPG와의 차별성이 진하게 느껴졌다.

캐릭터 메이킹 화면. 확실히 화려한 그래픽은 아니지만 보다보면 특유의 감성이 느껴진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캐릭터 메이킹 화면. 확실히 화려한 그래픽은 아니지만 보다보면 특유의 감성이 느껴진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초기직접 선택 화면.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초기직접 선택 화면.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우선 게임에 접속하면, 대부분의 평가대로 그냥 밋밋하게 느껴졌다. 일단 캐릭터를 만드는 과정에 진입하면 귀엽다는 느낌은 있지만, 그렇게 좋은 그래픽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확실히 언리얼 풍의 화려한 그래픽, 예쁜 미소녀, 미소년이 넘쳐나는 서브 컬처풍의 그래픽에 익숙해진 유저들에게 어필할 수준은 아니었다.

하다보니 정감 가는 그래픽이기는 했다. 그리고 표정이나 행동이 자연스러워 계속 즐기다 보면 캐릭터에 애정이 갔다. 기자는 처음에 미형 소녀 캐릭터를 만들어 플레이 해보다 뭔가 아닌 것 같아 다시 통통한 남자 캐릭터를 만들었는데, 미형은 아니지만 확실히 귀여운 맛이 있었다.

독자 분에게도 캐릭터를 만든다면 개성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보길 권한다. 그래픽은 화려하지 않지만, 연령대별로 체형과 골격 발달 상태가 달라지기 때문에 성장을 지켜보는 재미가 있고, 높은 모션 퀄리티를 구현하고 있다는 장점이 그래픽에 익숙해질수록 크게 다가온다.

던전에 진입할 때는 은동전이 필요하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던전에 진입할 때는 은동전이 필요하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던전 클리어 결과. '우연한 만남'을 통해 진행했다면 보너스도 준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던전 클리어 결과. '우연한 만남'을 통해 진행했다면 보너스도 준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전투는 어느 정도 자동사냥이 반영됐다. 전투 자체는 자동으로 진행하며 스킬만 화면 터치(PC의 경우 숫자 키패드)로 작동하는 반자동식이었는데, 'ASSIST' 기능을 켜 완전 자동을 선택하면 자동으로 스킬 조건이 충족되면 사용하는 방식으로 전투를 진행한다.

반자동과 완전 자동에는 중요한 차이가 있었는데, 반자동의 경우 연타를 때릴수록 전투력이 올라가지만 완전 자동은 그런 것이 없어, 수동으로 스킬을 사용하는 것이 확실히 강하다는 것을 쉽게 느낄 수 있었다.

전투는 소위 '잡몹'의 경우 비교적 쉬운 전투가 이뤄졌지만, 보스는 특정 에어리어에 공격 예고가 뜨는, 소위 '장판기' 공격이 이뤄질 경우 피하는 정도의 컨트롤이 필요했다.

전투화면. 그렇게 어려운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레벨 60대가 넘어가면 접할 수 있는 고난이도 전투는 수동조작이 필수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전투화면. 그렇게 어려운 느낌은 들지 않는다. 그러나 레벨 60대가 넘어가면 접할 수 있는 고난이도 전투는 수동조작이 필수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보스들은 일반 몹과 다르게 수동조작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보스들은 일반 몹과 다르게 수동조작이 필요한 경우도 있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가장 눈길을 끄는 보스 서큐버스. '마비노기 영웅전'에 등장했던 보스를 마비노기 모바일에 맞춰 리파인 했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가장 눈길을 끄는 보스 서큐버스. '마비노기 영웅전'에 등장했던 보스를 마비노기 모바일에 맞춰 리파인 했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전투가 어렵지는 않았다. 마비노기의 특수한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던전에 들어서면 다른 캐릭터들이 '우연한 만남' 시스템을 통해 난입해 함께 전투를 치루기 때문에 4명이 함께 던전 전투를 치루면 초반이라고 하지만 매우 쉽게 느껴진다. 웬만하면 자동으로 놓고 방치해도 금방금방 클리어가 가능하다.

그리고 마비노기 모바일만의 특징이, 타 플레이어와의 경쟁이 없다. PvP(플레이어 대전)이 존재하지 않고, PvE(플레이어 대 환경)를 중심으로 게임이 진행된다. 오히려 타 플레이어가 난입해야 좋다. 게다가 타 플레이어와 같이 던전을 공랙하면 보너스 재화도 준다.

경쟁이 없다고 해도 대개의 MMORPG는 사냥터 점령 등의 장애 정도는 있지만, 이 게임은 채집 역시도 플레이어들 끼리 경쟁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양털을 채집할 때 제한이 없어 양 하나에 여러 플레이어가 달라붙어도 된다. 즉, 특정 길드가 양털 채집장을 독점하는 등의 행위가 불가능하다.

채집 콘텐츠도 제법 흥미로운 요소다. 무엇보다 작업장으로 인해 불편해 지는 요소가 없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채집 콘텐츠도 제법 흥미로운 요소다. 무엇보다 작업장으로 인해 불편해 지는 요소가 없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전장이라고 할만한 곳은 필드도 있지만 입장이 필요한 던전에서 주로 이뤄진다. 필드에서는 자동으로 적을 타게팅 하지도 않고, 선공격 하는 몬스터도 없어 스마트폰이나 PC를 켜 놓고 잠이 든다는 식의 방치 플레이는 불가능했다.


던전은 '은동전'이라는 재화를 사용해 진입할 수 있는데, 은동전이 떨어지면 더 이상 던전 사냥이 불가능했다. 30분마다 1개가 자동 회복 되는데, 부족하면 서브 퀘스트를 진행하거나 상점에서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성장을 위한 경쟁도 강요되는 환경은 아니다 보니 은동전이 떨어졌다고 해서 마음이 다급해지는 일도 없었다. 성장이 다소 늦어지더라도 느긋하게 자신의 방식대로 진행해 나가도 스토리를 따라잡지 못하거나 하는 일은 적었다. 오히려 은동전 시스템 때문에 하루종일 게임에 매달려야 한다는 부담이 없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BM(비지니스 모델)도 비교적 여유있는 모델이었다. 은동전을 구입하는 것 이외에 뽑기에 좋은 무기나 캐릭터를 뽑기 위해 과금에 의존해야 할 필요도 없었다. 대신 과금은 캐릭터 꾸미기에 투자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면 은동전이 떨어지면 게임을 종료해야 하느냐면 그건 아니었다. 특유의 풍부한 생활 콘텐츠가 있어 음식이나 약품, 목재, 가죽, 금속 등 제작 콘텐츠를 연구하며 즐길 수 있었다. 레벨 업은 도외시하고, 아예 생활 콘텐츠를 즐기는 것도 가능했다.

마비노기에서 즐기던 음악 연주도 가능했다. 인터넷을 조금만 뒤지만 악보도 구할 수 있었고, 이를 광장에서 연주하며 동료를 구하는 것도 가능했다.

이에 따라 유저들은 '평양냉면'이라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자극적인 경쟁 요소에 매달릴 필요가 없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어 어찌보면 밋밋하지만 즐기다 보면 그 나름의 맛이 있어 꾸준히 즐길만 하다는 것이다.

다르게 보면 국내 MMORPG 시장이 경쟁 요소로 범벅된 게임들만 있다 보니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게임이 마비노기 모바일 외에 없다는 점도 이 게임에 대해 나쁜 평가를 내릴 수 없게 한다.

전작 '마비노기'를 즐겼던 유저들에게 반가운 인물들이 다수 보인다. 일부 외형이 조금 변한 경우도 많지만.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전작 '마비노기'를 즐겼던 유저들에게 반가운 인물들이 다수 보인다. 일부 외형이 조금 변한 경우도 많지만.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물론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이 기사 초반에 언급했듯 마비노기 모바일이 처음부터 매우 재미있었느냐고 물으면 고개가 갸우뚱해 진다.

여기서 가장 큰 진입장벽이 있는데, 정식으로 튜토리얼 구간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제대로 게임을 즐기기 위한 구간에 이르기 전까지 위에서 언급한 것들이 바로 다가오지 않고, 자동사냥과 이동만 이어지기 때문에 다른 MMORPG와의 차별점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결국 몇 시간을 즐기고, 2차 전직이 가능한 부분까지는 진행해야 겨우 아 '이 게임은 이런 느낌이구나'라는 느낌이 온다. 그리고 조금 더 진행해야 재미를 느껴 볼 수 있다. 그리고 50대 레벨 후반부에 이르면 고난이도 던전 '심층구역'이 열리면 비로소 이 게임의 콘텐츠를 제대로 맛볼 수 가 있었다.

2차 전직 화면. 이 시점부터 슬슬 재미있어 진다. 일직선 진행이 아니라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게도 된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2차 전직 화면. 이 시점부터 슬슬 재미있어 진다. 일직선 진행이 아니라 마을을 돌아다니면서 하고 싶은 일을 찾게도 된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조금 수상해 보이는 모리안이 등장한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스토리를 진행하다 보면 조금 수상해 보이는 모리안이 등장한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레벨 30대가 넘어가면 스토리가 제법 흥미롭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레벨 30대가 넘어가면 스토리가 제법 흥미롭게 흘러가기 시작한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그리고 기존의 마비노기 유저들에게 있어 큰 장벽도 있었다. 전투 시스템의 변화나 직업 선택 등은 모바일 환경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마비노기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커뮤니케이션이 잘 형성되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기존 마비노기의 가장 큰 특성은 경쟁 요소 대신 사람들과 어울리며 수다떠는 맛에 있다고 생각하는 유저들이 많은데, 마비노기 모바일은 현재 그런 요소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물론 게임 내에서는 파티플레이가 강제되는 컨텐츠들이 적지 않고, '우연한 만남'도 커뮤니티 성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스텔라그램'이라는 인게임 SNS 콘텐츠도 그런 맥락에서 만들어 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모바일 게임 특성상 자동사냥을 하고 화면을 계속 보고 있는 유저들이 드물다보니 서로가 대화를 하는 일이 드물고, 우연한 만남도 그냥 NPC가 난입하는 것과 차이점이 잘 느껴지지 않는다.

외로운 모닥불 지키기. 솔직히 여기서 대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다들 사냥하기 바쁘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외로운 모닥불 지키기. 솔직히 여기서 대화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다들 사냥하기 바쁘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스텔라그램'에 소개되는 화면. 여러가지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만들기 위해 제작진이 노력한 티가 난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스텔라그램'에 소개되는 화면. 여러가지로 커뮤니티를 형성하게 만들기 위해 제작진이 노력한 티가 난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마을 광장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다들 사냥하느라 모이는 경우가 없어외롭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마을 광장에서 연주를 하고 있다. 다들 사냥하느라 모이는 경우가 없어외롭다. 이미지 출처 : 인게임 화면

장기간 게임이 진행되고, 게임 내 콘텐츠 외에 다양한 시도를 하는 이들이 늘어나다 보면 자생적으로 커뮤니티가 형성될 수는 있겠으나, 현재는 혼자서 즐기는 솔로 플레이 게임들과의 차별점이 잘 느껴지지 않는 다는 것이 아쉽다.

결론적으로 게임이 왜 좋은 평가를 받느냐고 물으면 '구성을 잘했다'라고 정리할 수 있겠다. 캐릭터 꾸미기에 진심인 사람들을 제외하면 '맹독성 과금 요소'가 있는 것도 아니고, 약간의 과금으로 편하게 게임을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다. 경쟁 요소가 적다보니 타 MMORPG를 하다가 오면 힐링하는 느낌도 든다.

커뮤니티성이 약하다는 점도 위에서 지적했지만, 그것이 게임의 재미를 해치는 느낌도 아니다. 진득하게 컴퓨터 앞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이 아니라 가볍게 즐기는 모바일 게임 트렌드 탓이지, 게임이 잘못 만들어졌다는 느낌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 게임을 권장한다면, 경쟁 게임에 질렸거나, 내 마음대로 게임을 진행하고 싶은 이들에게 딱 맞는다고 할 수 있겠다. 적어도 한동안은 마비노기 모바일과 비슷한 게임은 나오지 않을 것 같아서다.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edgeblu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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