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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속구의 새 얼굴' LG 김영우, 신인 최고 156.9km 돌풍...화려한 KBO 입성

2025-03-31 10:30

LG 신인 김영우
LG 신인 김영우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 "소리 없이 강한 자가 진정 강하다"라는 말이 있듯, KBO리그에 조용히 등장한 신성이 팬들의 이목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거친 바람처럼 마운드를 휩쓸고 있는 신예 투수들의 강속구 열풍 속에서도 단연 돋보이는 인물이 등장한 것이다.

2025 KBO리그는 신인 파이어볼러들의 축제장으로 변모했다. 대형 고교 유망주들이 프로 무대에 화려하게 입성하며 속구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비록 구속만으로 투수의 모든 가치가 평가되진 않지만, 강속구는 성공적인 투수 커리어를 위한 황금 열쇠와도 같다.

스포트라이트를 한 몸에 받았던 주인공은 한화 이글스의 정우주와 삼성 라이온즈의 배찬승이었다. 전체 2순위로 낙점된 우완 정우주는 고교 시절부터 150km 중반대 강속구의 소유자로 명성을 쌓았다. 전체 3순위 좌완 배찬승 역시 태극마크를 달며 좌완 강속구 투수로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이들은 키움 히어로즈 1순위 정현우와 함께 고교야구계의 '빅3'로 군림했다.

예상대로 두 선수는 개막전부터 프로 무대에 데뷔하며 강속구를 뽐냈다. KBO 공식 측정 플랫폼 '트랙맨'이 집계한 데이터에 따르면, 3월 29일까지 정우주는 최고 155.6km, 배찬승은 154.9km를 기록했다. 외국인 투수들을 모두 포함해도 리그 상위 10위 안에 드는 인상적인 수치다.

그런데 이 두 명의 스타 루키도 뛰어넘는 새로운 강속구 투수가 전격 등장했다. 그 주인공은 다름 아닌 LG 트윈스의 김영우(20세)다.

서울고 출신인 김영우는 2025 신인드래프트에서 LG의 1라운드 지명을 받았지만, 전체 10순위라는 다소 늦은 순번이었다. 그러나 캠프에서부터 염경엽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그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비록 투수로서의 완성도는 더 다듬어야 할 부분이 있었으나, 순수한 구위만큼은 이미 1군 수준을 넘어서는 면모를 보였다. 마무리 유영찬의 수술과 장현식의 갑작스러운 부상으로 공백이 생긴 LG 불펜에서 그는 새로운 카드로 떠올랐다.

LG 신인 김영우
LG 신인 김영우
김영우의 화려한 데뷔는 3월 29일 창원 NC전에서 이루어졌다. 14-4로 앞선 9회, 팀의 마지막 주자로 나선 그는 10점 차 리드의 비교적 부담 없는 상황에서 1이닝을 깔끔하게 소화하며 프로 첫 발을 내디뎠다.

그러나 무실점보다 더 강렬한 인상을 남긴 것은 그의 놀라운 구속이었다. 트랙맨이 포착한 김영우의 최고 구속은 경이로운 156.9km. 이는 첫 타자 권희동을 상대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낸 4번째 투구에서 나온 기록이다. 선구안이 예리하고 경험 많은 베테랑 권희동조차 타이밍을 잡지 못할 정도로 파괴적인 위력을 과시했다. 비록 이후에는 157km에 근접한 공을 던지지 못했으나, 평균 구속이 153km를 넘어서며 그의 잠재력이 일회성이 아님을 증명했다.

김영우의 진가는 단순히 레이더건에 찍히는 숫자 그 이상이다. 그의 투구는 타자들이 체감하는 실질적 속도가 더욱 빠르게 느껴지는 특별한 요소들을 갖추고 있다. 175cm 미만의 비교적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그의 익스텐션(릴리스 포인트와 마운드 사이 거리)은 거의 2m에 육박한다. 특히 패스트볼에서 이 수치가 두드러진다. 여기에 LG 코칭스태프가 높이 평가한 수직무브먼트도 탁월하다. 이날 기록된 데이터는 리그 어떤 투수와 비교해도 손색없는 최상급 수준이었다.

낮은 위치에서 출발한 공이 마운드를 최대한 길게 활용해 폭발적인 속도로 타자 눈높이까지 치솟는 모습은 마치 공이 떨어지지 않고 솟구치는 듯한 착시를 일으킨다. 이러한 투구 특성은 SSG 랜더스의 드류 앤더슨과 유사한 스타일로, 신체가 더 성장하고 기량이 안정된다면 160km 벽을 돌파할 잠재력도 충분하다.

물론 진정한 에이스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제구력, 변화구 구사 능력, 경기 운영 감각 등 추가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아무리 강속구라도 제구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 가치가 반감되기 때문이다. 또한 동일한 구속과 움직임이라도 효과적인 위치에 던져야만 진정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 이는 김영우가 앞으로 극복해야 할 과제로 남아있다.

그럼에도 LG 마운드에 등장한 이 새로운 파이어볼러의 무한한 가능성은 분명해 보인다. 최근 몇 년간 LG의 신인 투수 중에서 데뷔전부터 이토록 압도적인 구속 기록을 남긴 선수는 찾아보기 힘들다. 김영우의 등장은 KBO리그 강속구 지형도를 새롭게 그려나갈 예고편인 셈이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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