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르헨티나의 알레한드로 토스티는 대회 개막을 하루 앞둔 연습 라운드에서 TPC 소그래스 스타디움 코스 17번 홀 티샷이 홀 안으로 들어가는 행운을 맛봤다. 133야드 거리에서 52도 웨지로 친 볼이 그린 위에 떨어진 후 홀컵으로 굴러 들어가자, 토스티는 티 박스에서 기쁨의 환호와 함께 펄쩍 뛴 뒤 연못을 향해 달려가 물속으로 뛰어들었다.
토스티는 물에서 나온 후 그린으로 올라가 홀컵에서 볼을 꺼내고 남은 연습 라운드를 이어갔다.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의 TPC 소그래스 17번 홀은 '아일랜드 그린'으로 불리는 물로 둘러싸인 그린으로 유명하다. 그린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아 매 대회마다 평균 49.56개의 볼이 물에 빠지는 공포의 홀로 악명이 높다. 지난해에는 안병훈이 이 홀에서 티샷과 드롭존에서의 연속 실패로 11타를 기록하는 악몽 같은 경험을 했다.
반면 이 홀에서의 홀인원은 지금까지 단 14차례밖에 나오지 않았다. 토스티의 홀인원은 연습 라운드에서 기록된 것이라 공식 기록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TPC 소그래스 17번 홀 연못은 크기가 크고 수심이 깊어 위험하기 때문에 그동안 선수들이 뛰어드는 경우는 극히 드물었다. 1982년 제리 페이트(미국)가 우승 세리머니로 연못에 뛰어든 적은 있지만, 홀인원 직후 물에 뛰어든 사례는 토스티가 처음이다.
PGA 투어 2년 차인 토스티는 과거 콘페리 투어에서 라운드 중 코코넛 열매를 따서 마시거나, 큰 수표를 실은 작은 차를 타고 다니는 등 독특한 행동으로 알려진 바 있어, 이번 행동 역시 그의 개성 있는 면모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토스티는 "홀인원이 오늘이 아니라 내일(1라운드가 열리는 날) 나왔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한편, 이날 대회 사전 행사로 열린 캐디 대회에서는 콜린 모리카와(미국)의 캐디 JJ 재코백도 같은 17번 홀에서 홀인원을 기록해 이목을 끌었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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