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walkover’은 영국 경마에서 유래했다. 영국에서 1829년 경마클럽 규칙에 따라 경주에 참가하는 사람이 최소한 코스를 ‘걸어서 건너야’ 승리를 거둘 수 있다는 의미로 쓰였다. 당시 2위나 3위를 차지한 말에게는 상금이 없었기 때문에 이길 수 없는 경주에 말을 내보내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따라서 승자는 경쟁할 필요 없이 결승선을 통과할 수 있는 경마라는 뜻에서 이 말을 썼다. 18세기 전설적인 경주마 ‘이클립스(Eclipse)’는 그 압도적인 실력으로 무려 8차례나 워크오버를 기록했다. 상대 경주마들이 패배를 직감하고 출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미국 경마에서는 35번의 워크오버가 있었다. 1마리 경주에서 트랙 전체를 걸어서 건너거나(또는 달리는 것) 하는 형식은 2006년까지 경마를 규정하는 규칙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후 심판석을 지나서 우승자로 선언되는 공식적인 형식으로 대체됐다
경마에서 유래된 워크오버는 스포츠, 선거에서도 경기를 하지 않고 승리를 한다는 의미로 쓰였다. 축구, 농구, 테니스 등에서 약자로 ‘W/O’로 표기한다. 선거에서 무투표로 당선될 때, 워크오버라고도 말한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기권승이라는 말을 썼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 의하면 동아일보 1935년 3월27일자 ‘凱旋(개선)한朴龍辰(박용진)빛나는戰績(전적)’ 기사에서 박용진이 일본 나고야에서 열린 극동권투선수권대회에서 판정승과 기권승 등을 거두고 우승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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