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2(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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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회 규정의 희생양 된 포항”...산둥 기권으로 승점 삭감돼 AFC 16강 좌절

2025-02-21 06:10

산둥과 홈 경기 취소를 알린 울산 HD. 사진[연합뉴스]
산둥과 홈 경기 취소를 알린 울산 HD. 사진[연합뉴스]
중국 산둥 타이산의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기권으로 16강 진출권 한 자리가 발생했으나, 예상을 깨고 포항 스틸러스가 아닌 상하이 하이강이 진출권을 획득했다.

AFC는 19일 공식 SNS를 통해 이 같은 결정을 발표했으며, 이로써 포항의 ACLE 16강 진출 희망은 완전히 무산됐다.

이번 결정은 AFC의 대회 규정을 그대로 적용한 결과다. 규정에 따르면 기권팀이 발생할 경우 해당 팀과의 모든 경기 결과를 무효 처리하고 새로 순위를 산정하게 된다.

이에 따라 산둥전 승리로 얻은 포항의 승점 3이 삭감되어 최종 순위는 9위(2승 5패·승점 6)로 확정됐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포항의 16강 진출 가능성을 AFC와 적극 논의했으나, '규정상 어쩔 수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반면 산둥과 경기를 치르지 않았던 상하이는 기존 승점 8(2승 2무 4패)을 그대로 유지하며 8위로 올라섰다.

이는 동아시아 12개 팀 중 상위 8개 팀에게 주어지는 16강 진출권의 마지막 자리였다. 산둥은 울산 HD와의 8차전을 앞두고 경기 시작 2시간 전 갑작스럽게 기권을 선언했으며, 이로 인해 대회 일정에 큰 혼란이 발생했다.

이번 사태는 올 시즌 새롭게 도입된 리그 스테이지 시스템의 구조적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냈다.

기존 조별리그 방식을 폐지하고 12개 팀이 조 구분 없이 8차례씩 경기를 치르는 새로운 방식에서, 산둥과 대결한 팀들은 7경기만 인정되는 반면 나머지 팀들은 8경기가 인정되어 형평성 논란이 제기됐다.

특히 AFC가 규정을 융통성 있게 적용해 산둥보다 하위 팀들의 순위를 한 단계씩 상승시켰다면, 포항(3승 5패·승점 9)이 8위로 올라 16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 경우 포항에 이어 9위를 기록한 상하이가 탈락하게 된다. 그러나 AFC는 기권팀 발생 시 대회 진행에 관한 명시적 규정이 있는 만큼, 형평성 문제에도 불구하고 규정의 기계적 적용을 선택했다.

산둥의 경기 기록 말소는 다른 팀들의 순위에도 영향을 미쳤다. 주목할 만한 변동으로 광주FC가 5위에서 4위로 상승해 16강에서 5위 비셀 고베와 맞붙게 됐다. 이는 산둥과의 경기 결과가 모두 무효 처리되면서 발생한 순위 변동의 한 예다.

이번 사태는 새로운 대회 방식 도입 첫해부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발생하며 규정의 미비점이 드러난 케이스로 평가된다.

AFC는 형평성 문제를 감수하고서라도 명문화된 규정을 엄격히 적용하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향후 유사 사례 발생 시 적용할 보다 합리적인 규정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히 포항의 경우 실제 경기에서 거둔 성적(3승 5패)이 상하이(2승 2무 4패)보다 우수했음에도 불구하고, 규정의 기계적 적용으로 인해 16강 진출이 좌절된 것은 아쉬운 대목으로 평가된다.

이는 대회 규정이 실제 경기력과 성적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번 산둥의 돌발적인 기권 사태는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의 새로운 대회 방식이 안고 있는 제도적 허점을 드러냈다.

ACLE 16강 진출팀을 발표한 AFC. 사진[연합뉴스]
ACLE 16강 진출팀을 발표한 AFC. 사진[연합뉴스]


[전슬찬 마니아타임즈 기자 / sc3117@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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