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83년 창단된 '럭키금성 황소'는 1990년 시 연고지 정책에 따라 서울을 연고지로 확정받았다. 그러나 1995년 서울 공동화 정책으로 1996년부터 안양으로 연고지를 옮겼고, 2004년 다시 서울로 돌아왔다.
FC서울은 이를 '연고 복귀'로 해석하지만, 안양 팬들은 이를 단순한 '연고 이전'으로 보고 있다. 구단 관계자는 "1995년 당시 우리는 끝까지 서울에 남고 싶었다"며 "당시 축구계 분위기와 문민정부의 지방자치제 실시에 따른 무언의 압박에 쫓겨나듯이 서울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특히 송영진 FC안양 서포터스 회장은 "구단이 팬을 버리고 떠났다"며 강한 분노를 표현했다. 그는 "안양 LG는 안양 시민에게 '우리 팀'이라고 다가온 구단이었고, 서울 이전설이 나올 때마다 '그런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던 구단"이라고 회상했다.
당시 한국프로축구연맹의 김기복 전 사무총장은 "구단이 서울이라는 거대한 도시를 빨리 연고로 삼고 싶다는 생각에 매몰돼 안양 팬을 깊이 생각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구단 측은 안양시의 소극적인 지원도 이전 이유로 들었다. "축구전용구장 건설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고, 야간 경기를 위한 조명도 제대로 지원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 갈등의 핵심은 단순한 지역 이동을 넘어 팬과 구단 사이의 신뢰와 정서적 유대감에 있다. 송 회장은 "구단은 팬의 대가 없는 사랑을 버리고 떠난 것"이라며 "지금은 분노의 감정은 없지만, 그들의 행위의 역사를 기억해야 한다"고 말했다.
흥미롭게도 양 구단의 첫 리그 맞대결이 22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예정되어 있어, 이 갈등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김기동 감독이 "연고 복귀"라고 주장하는 반면, 안양 팬들은 "구단이 팬을 배신했다"는 입장이다.

K리그의 새로운 드라마가 시작될 준비가 됐다. 22일 경기장에서 펼쳐질 서울과 안양의 대결은 단순한 축구 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닐 것으로 기대된다.
이 이야기는 스포츠에서 팬과 구단의 관계, 지역 정체성, 그리고 신뢰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드는 중요한 사례가 될 것이다.
[이신재 마니아타임즈 기자 / 20manc@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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