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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357] 말타는 사람 ‘기수(騎手)’에 ‘손 수(手)’가 들어간 이유

2025-02-20 07:01

 올해 첫 경마대회서 결승선 통과 후 마이티러브와 김태희 기수.
올해 첫 경마대회서 결승선 통과 후 마이티러브와 김태희 기수.
경마나 승마에서 말을 타는 사람을 일컫는 ‘기수(騎手)’는 일본식 한자어이다. ‘말 탈 기(騎)’와 ‘손 수(手)’가 합성한 단어로 말을 조종하는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에 ‘기수((騎手)’라는 단어가 검색되지 않는 것으로 미뤄볼 때 일본에서 들어온 말로 추정된다. 일본에선 영어 ‘jockey’를 번역한 말로 메이저 유신이후 승마와 경마가 서양에서 들여온 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jockey’의 어원은 작은 말이라는 뜻을 가진 고대 프랑스어 ‘jocque’이다. 중세 영어 ‘jocchen’을 거쳐 16세기 말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사용됐다. 과거 영국 경마에서 자키 클럽은 경마 애호가들의 모임을 나타내는 말이다.

일본에선 ‘jockey’를 의역해 ‘기수((騎手)’라는 말을 만들었다. 한자어에서손 수자는 원래 어떤 일을 능숙하게 하거나 버릇으로 자주 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이다. 목수, 가수, 운전수 등이 직업 뒤에 자가 붙어 있는 이유이다.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노는 이를 말하는 백수(白手)’에도 자가 들어 있다. 이는 원래 백수건달(白手乾達)’에서 나온 말이다. ‘백수는 하얀 손을 말하지만 아무런 능력이나 재주, 실력이 없는 사람을 붙여서 백수건달이라고 부른다.
직업 이름에 손 수가 들어간 것은 주로 손으로 일을 하거나 작업을 하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입으로 노래를 부르는 가수에 손 수를 쓴 것은 다소 예외적이지만 몸을 쓴다는 의미에서 사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회사를 다니는 사람을 회사원'수효 원()‘, 병을 치료하는 사람인 의사스승 사()’, 판검사, 교사에 선비 사()’를 쓰는 것과 대비된다. 모두 일본에서 만들어진 용어들인데 운동과 관련된 사람에게 손 수를 사용한 것은 몸을 움직인다는 의미에서 착상된 것이 아닐까 추측된다. (본 코너 14‘‘선수(選手)’손 수()’자가 들어간 까닭은참조)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승마, 경마 등에서 기수라는 말을 썼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25510關北競馬大會(관북경마대회) 十日(십일)에 元山(원산)에서’ 기사에서 ‘원산승마구락부생최(元山乘馬俱樂部生催)의 관북춘계경마대회(關北春季競馬大會)는 십일(十日)부터 삼일간 원산육군운수부출장소이광장(三日間元山陸軍運輸部出張所裡廣場)에서 거행(舉行)할터이라는데 출장마필(出塲馬匹)은 사십두예정(四十頭豫定)으로 조선준마외(朝鮮駿馬外)에 원(遠)히 일본(日本)으로부터도 우량마수두(優良馬數頭)가 출장(出塲)할터이요 기수(騎手)도 일본(日本)서 수명(數名)이내(來)할터이며 마권(馬券)는 일매이원식발매(一枚二圓式發賣)할터이라더라(원산(元山))’고 전했다. 원산승마구락부에서 거행되는 관북춘계경마대회에 일본서 여러 명의 기수가 참가한다는 내용이다.

승마 기수는 말을 타고 여러 경주에 참가하는 선수를 의미한다. 일본에선 1932년 LA올림픽 승마 개인마술 장애물종목에서 니시 다케이치 남작(1902년~1945년 3월2일)이 우승을 차지했다. 승마 역사상 동양인으로서는 지금까지 전무후무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니시 남작은 태평양 전쟁에 참전, 이오지마 전투에서 전사했다.
경마 기수는 관객들이 돈을 베팅하는 경마 경기에 참가하여 승부를 겨루고 출전 성적에 따라 수입과 인기가 결정되는 프로스포츠맨이다. 경마 기수는 신체적 조건만 유지된다면 60세까지도 종사할 수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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