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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356] 승마와 경마에서 왜 ‘말(馬)’이 중요할까

2025-02-19 13:13

2019년 두바이 월드컵 결승 진출한 돌콩의 경주장면
2019년 두바이 월드컵 결승 진출한 돌콩의 경주장면
스포츠 경기에서 유일하게 실아있는 동물을 도구로 사용해 경기하는 종목이 승마와 경마이다. 이 종목들은 말과 관계를 어떻게 잘 맺느냐가 승부의 관건이다. 승마는 예술적인 측면이 강하고, 경마는 운동적인 측면이 강하다는 차이가 있다. (본 코너 1351회 ‘왜 ‘승마(乘馬)’라고 말할까‘, 1352회 ’왜 ‘경마(競馬)’라고 말할까‘ 참조)

말이라는 단어는 한자어 ‘말 마(馬)’에서 유래됐다. 한자어를 풀어 읽는 훈독을 그대로 따른 것이다. 원래 한자어 ‘마(馬)’는 갑골문에서 말의 특징을 표현해 큰 눈과 갈기가 함께 그려져 있었다. 이 단어는 한자 부수로도 쓰인다. 주로 ‘(말을)타다’나 ‘가다’, 말의 행위, 동작과 관계된 의미로 사용한다.

말을 영어로는 ‘horse’라고 한다. 영어영어사전에 따르면 ‘horse’는 달린다는 의미인 인도유럽어조 ‘kers’에서 유래했다. 라틴어 ‘currere’를 거쳐 고대 독일어 ‘harss’에서 고대 영어로 ‘hors’를 차용돼 현재에 이른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승마, 경마 기사 등에서 ‘말’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21년 4월23일자 ‘경마대회전경기(競馬大會前景氣)’ 기사는 ‘임의본보에 보도함과갓치 도라오는 오(五)월칠팔(七八)량일에 룡산 련병쟝셔 거행할 조선경마대회□전경긔를 무른즉 대단히 굉상함모양인대 그즁에입장권 갓흔것□ 일등권은 벌셔다 팔니엿슬뿐만안이라 그즁에 말타기를 조와하는 사람들을 매일갓치 련습하기에 대단히 분쥬할뿐만안라 룡산잇는 황뎡(황정(荒井))씨는 이번대회에는 자긔가 일등을할생각으로멀니 일본북해도에셔 삼쳔원이나쥬고 죠흔 말을 사오는등 여러가지의 경장이 만이 잇는 모양 뿐더러 □션에잇는 승마가들은 손을 꼽아 하로가 머다고 고대한다더라’고 전했다. 당시 경마대회에서 참가자가 좋은 성적을 올리기 위해 일본 북해도에서 삼천원이나 주고 좋은 말을 사왔다는 내용이다.

인간과 오랜동안 같이 생활해 온 동물인 말은 20세기 자동차가 등장하기 이전 가장 주요한 교통수단이었다. 인간이 말을 본격적으로 타고 다니기 시작한 건 기원전 3000년전부터였다고 한다. 18세기 산업혁명으로 철도, 기차 등이 개발돼 말을 대체했지만 말의 힘을 동력기준으로 삼아 엔진의 단위를 '마력(馬力, Horse Power)'으로 정했다.

말은 지상에서 가장 빠른 영적인 동물로 받들어져 인간과 신을 위한 소통의 도구로 활용되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말이 끄는 마차는 인간이 신에게 가장 빠르게 가는 교통 수단으로 여겼다. 죽은 사람을 그리워하는 추모곡으로 많은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는 아프리카게 미국 흑인 영가 ‘Swing Low, Sweet Chariot’는 성경에서 요르단강과 전차를 타고 승천한 엘리야를 환기하는 붉은 강에서 영감을 얻어 곡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제목에서 'Chariot'는 말이 끄는 마치를 뜻한다. 우리나라에 잘 알려진 에릭 클랩튼 등 세계 유명 팝가수와 성가대, 합창단 등이 여러 버전으로 불렀으며, 지난 2011년 세상을 떠난 스티브 잡스의 추모 행사에서 한때 잡스의 연인이었던 존 바에즈가 노래해 고인을 추모했다.

1981년 제작된 올림픽 영화 ‘불의 전차’ 영어 버전은 ‘Chariots of Fire’이다. 승리를 위해 힘차게 뛰는 육상 선수를 ‘Chariots’로 표현했으며, 포기하지 않는 스포츠 정신을 ‘Fire’로 나타낸 것이 아닐까 싶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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