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마는 ‘말을 타고 나간다는게 기본적인 의미이다. 오랫동안 한국, 중국, 일본 등 한자 문화권에서 사용한 말이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에 출마라는 단어를 검색하면 원문 47건, 국역 1건 등 총 48건이 나온다. 주로 말을 타고 전쟁에 나간다는 의미로 쓰였다. 보통 선거에 도전한다는 뜻으로 사용한 것은 일제강점기 때부터인 것으로 추정된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동아일보 1920년 4월2일자 ’大勢(대세)와 改造(개조)‘ 칼럼에 1차 세계대전이후 출범한 국제연합 대표에 출마하는 각국 인사들의 이야기를 전했다. 출마는 경마에서 기수나 경주마들이 참가하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낙마는 말에서 떨어진다는게 기본적인 의미이다. 예로부터 말은 출세나 성공을 의미했기에 관직에 오르지 못하거나 선거 중에 타의에 의해 선거전에서 빠지게 될 때 보통 ‘낙마했다’는 표현을 사용한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에 낙마라는 단어가 원문 34건, 국역 5건 등 총 39건이 검색된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조선일보 1920년 12월11일자 ‘十五萬圓事件(십오만원사건)’ 기사에 행인이 낙마해 강도를당하는 재미난 사건을 전했다.
대항마는 선구 구도에서 자주 언급되는 말로 일종의 라이벌을 의미한다. 사전적 의미는 ‘경마에서 우승이 예상되는 말과 결승을 다투는 말’로 선두로 달리는 사람과 견줄 수 있는 사람을 뜻하는 용어로 자주 사용된다. 대항마는 조선왕조실록에 검색되지 않는 것으로 미루어 일본에서 만들어진 한자어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해방 이후 대항마라는 말을 많이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조선일보 1956년 5월30일자 ‘國交打開(국교타개)에樂觀(낙관)’ 기사에 한일관계를 거론하면서 대항마라는 단어를 썼다.
복병을 뜻하는 다크호스는 선거나 스포츠 등 경쟁 구도를 빗댈 때 많이 사용되는 단어다. 영어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dark horse’는 원래 도박꾼에게 알려지지 않아 베팅 확률을 올리기 어려운 경주마를 뜻한다. 경마용어로 시작한 말이다. ‘dark’에는 어둡다는 의미말고도 미지의, 비밀의 라는 뜻이 있다. ‘dark horse’는 비밀의 말이라는 의미로 해석한다.
이 말은 유대인 출신의 유일한 영국 총리로 소설가로도 활동했던 벤자민 디스렐리(1804-1881)의 소설 ‘The young duke(1831)’에서 처음 나온다고 한다. 소설의 주인공 세인트 제임스 공작이 경마장에 깜짝 등장하면서 등장한 말이라는 것이다. 다크호스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고 한다.
스포츠에선 경쟁에서 예상치 않은 성과를 달성한 팀과 선수를 설명하기 위해 사용했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에서 FIFA 랭킹 20위 크로아티아가 결승에 올라 프랑스에 져 준우승을 했을 때 다크호스라는 말을 세계언론에서 많이 썼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다크호스라는 말은 다양한 분야에서 관용어 표현으로 쓰였다. 이 말은 문화에서 먼저 등장한 뒤 스포츠분야로 넓혀갔다. 동아일보 1959년 5월24일자 ‘四·五月作品 BEST의 順位 新人作品의 水準과 方向’ 기사에서 새로 등장한 작가를 ‘다크호스’라고 소개했다. 동아일보 1962년 7월9일자 ‘國內六個大學팀과 對決할 强豪 早稻田大學蹴球팀’ 기사에서 ‘日本 축구계의 추세에 비추어 와세다팀의 내한은 전년도에 비해 훨씬 그 비중이 크며 하나의 다크호스적인 존재로 크로즈업 되고 있는 실정이다’라고 전했다. 스포츠 용어로 다크호스라는 말이 등장했음을 확인시켜주는 기사였다. (본 코너 787회 ‘왜 ‘다크호스(dark horse)’라고 말할까‘ 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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