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2.22(토)

스포츠

[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349] 역도에서 왜 ‘훅 그립’이라 말할까

2025-02-12 10:34

장미란이 현혁시절 '훅 그립'으로 바벨을 잡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장미란이 현혁시절 '훅 그립'으로 바벨을 잡는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역도에서 바벨을 잡는 기본적인 동작으로 ‘훅 그립’이라는게 있다. 영어로 ‘hook grip’이라고 말한다. 갈고리라는 의미인 ‘hook’와 잡는다는 의미인 ‘grip’의 합성어이다. 갈고리 모양으로 잡는다는 뜻이다. (본 코너 1334회 '왜 ‘바벨’이라 말할까' 참조)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Hook’는 고대 게르만조어 ‘Hokaz’가 어원이다. 고대 영어 ‘Haca’에서 변형됐으며, 1200년대부터 낚시바늘이라는 의미로 사용됐다.

원래 훅이라는 말은 여러 스포츠종목에서 사용한다. 미국 폴 딕슨 야구용어사전에 따르면 야구에서 훅은 여러 의미로 쓰인다. 커브볼의 일종을 훅이라고도 말하며 팔을 뜻하는 ‘암(Arm)’과 결합하면 왼손잡이 투수를 말하기도 한다. 홈에서 태그를 피하기 위해 주자가 발을 먼저 홈플레이트에 닿게 하는 것을 훅 슬라이드(Slide)라고 부르기도 한다. 야구에서 훅이라는 말은 1900년대 초반부터 많이 쓰였다. 골프에선 오른손잡이 골퍼가 친 샷이 왼쪽으로 꺾여 날아가는 악성 구질을 말한다. 농구에서 훅슛은 한 손으로 던지는 슛을 의미한다. 바스켓과의 거리 조절을 잘 해 던져해 하기 때문에 오랜 기간 연습을 거쳐야 훅슛을 잘 할 수 있다. (본 코너 394회 ‘왜 훅슛(Hook Shot)이라 말할까’ 참조)

복싱에선 이 말을 1898년부터 쓰기 시작했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훅이라는 말을 스포츠지면에서 썼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31년 12월19일자 ‘조선대관동선발군(朝鮮對關東選拔軍) 대항권투관전기(對抗拳鬪觀戰記) (이(二))’ 기사는 조선 대표와 일본 관동지방 선발 대표가 복싱 경기를 소개하며 훅이라는 복싱 전문 용어를 선보였다. 당시만 해도 일본에서 복싱이 도입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무렵이라 복싱 용어가 생소했다. (본 코너 1328회 ‘복싱에서 왜 ‘훅’이라 말할까‘ 참조)

그립(grip)은 외래어로 배트나 라켓·골프채 등의 손잡이, 또는 그것을 잡는 방법이라는게 사전적 정의이다. 우리나라에선 주로 손으로 잡는 부분을 그립이라고 말한다. 골프 클럽 손잡이나, 테니스 및 탁구, 배드민턴 라켓 손잡이 등을 그립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미국 등에서 그립은 명사나 동사형으로 꽉 잡는 것을 의미하는 뜻으로 많이 사용한다. 예를들어 문 손잡이를 잡거나 독자의 흥미를 끄는 이야기를 한다고 할 때 ‘grip’이라는 단어를 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grip’은 붙잡는다는 의미인 고대 독일어 ‘gripfen’가 어원이며, 고대 영어 ‘grippan’이 변형된 말이다. 12세기부터 움켜쥐거나 붙잡는 행위 등을 의미하는 뜻으로 사용했으며, 15세기 중반 비유적 표현으로 사용했다.1785년 비밀 결사에서 악수를 뜻하는 의미로도 쓰였다. 미국야구용어전문가 폴 딕슨의 야구용어사전에는 ‘grip’을 타자가 배트를 휘두르는 방법, 투수가 볼을 는 방법이라고 설명한다. 그립은 손잡이라는 의미보다는 잡는 방법이라는 것이다. (본 코너 983회 ‘왜 ‘그립(grip)’이라 말할까‘ 참조)

역도에서 훅 그립은 바벨을 잡는 동작이다. 훅 그립을 하려면 먼저 손바닥 전체를 바에 밀착한 뒤 엄지 지문 부분이 바 아래쪽에 감싸도록 잡는다. 그다음, 새끼손가락부터 약지, 중지, 검지 순으로 바를 잡는다. 손에 과하게 힘을 주면 어깨에 힘이 들어가거나 팔꿈치가 구부러질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