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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試技)는 한자어로 ‘시험할 시(試)’와 ‘재주 기(技)’자를 쓴다. 재주를 시험한다는 의미이다. 한국, 중국, 일본 등 한자 문화권에서 고대로부터 사용한 말이다. 시기는 영어 ‘trial’를 번역한 것이다. 일본은 1900년대 이후 서양 스포츠를 본격적으로 들여오면서 두 단어에 대해 ‘시기’라는 한자어로 번역했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trial’은 라틴어 ‘trialium’에서 유래했다. 앵글로 노르만어를 거쳐 중세 영어로 들어왔으며, 15세기부터 시도를 한다는 현재 의미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스포츠 용어로 쓰기 시작한 것은 19세기부터로 추정된다.
미국 폴 딕슨 야구용어사전에서 ‘trial’은 낮은 등급의 선수가 높은 등급으로 가기위해 도전하는 것을 의미하며, 1902년부터 이 말을 사용했다고 설명한다. ‘tryout’과 같은 의미로 쓰인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에서 ‘시기(試技)’라는 말을 검색해보면 총 7건이 나온다. 이 말은 무관과 관련한 내용이 많이 쓰였다. 우리나라 언론은 스포츠용어로 ‘시기’리는 말을 일제강점기때부터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37년 1월21일자 ‘도약동위결정(跳躍同位决定)의 육상규약개정(陸上規約改正)’ 기사는 ‘입폭도(立幅跳),주고도(走高跳),봉고도등(棒高跳等)에 잇서 동성적시(同成績時)의 등급결정방법(等級决定方法)에는 종래(從來)는 추가시기(追加試技)를 행(行) 함으로써 순위(順位)를 결정(决定)하엿스나 신규칙(新規則)에의(依)하면 다음과가티이(攺) 정(正)되엿다
(가)이인이상(二人以上)이 동성적시(同成績時)에는 최후(最後)의 고위(高位)에서 시기수(試技數)가 적은 자(者)를 상위(上位)로함 (나)그리고 동(同) 성적(成績)때에는 최초(最初)로부터의 성(成) 적중무효시기(績中無効試技)(실패(失敗))가 적은자(者) 를 상위(上位)로함 (다)그래도 동성(同成) 적(績)인시(時)에는 일등동결(一等董决)할 때만한(限) 하야 추가시기(追加試技)를 행(行)하며 이등(二等) 이하(以下)는 추가시기(追加試技)를 행(行)하지안 코 동위(同位)로함’고 전했다.
국제역도연맹 경기 규칙에 의하면 역도에서 바벨을 들 수 있는 시기는 3번이다. 1차 시기, 2차 시기, 3차 시기 등으로 나눠 경기를 갖는다. 시기 모두에서 실패하면 기록은 0으로 처리한다. 3회 시기 중 높은 기록이 경기자의 공식 기록이 된다. 선수들은 시기를 시작하였을 때의 중량. 중량의 증가 방법 등을 결정한다. 단체전에선 순위를 결정할 때 시기의 성공률을 판정으로 반영한다. 선수들이 신청한 시기의 중량은 시기 순서판에 표시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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