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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346] 역도 선수들은 왜 ‘벨트’를 찰까

2025-02-09 06:23

하얀 벨트를 차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여자역도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장미란
하얀 벨트를 차고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한국여자역도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장미란
올림픽 등에 출전한 역도 선수들은 허리에 벨트를 차고 경기를 한다. 경기 직전 벨트 길이를 조정하고 심호흡으로 숨을 한 두 차례가 내 쉰 뒤 바벨을 들어 올린다. 역도 선수들은 ‘힘’을 내기 위해 벨트를 찬다.

벨트는 외래어로 허리띠라는 의미이다. 영어로 ‘belt’라고 쓴다. ‘가죽 벨트를 매다’고 할 때 일반적으로 쓰는 단어이다. 이 단어는 기계에서 동력을 전달하기 위한 피대라는 의미도 갖고 있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belt’는 라틴어로 ‘칼 벨트’, ‘거들’을 뜻하는 ‘balteus’가 어원이다. 무기를 들기 위한 것이나 단순히 바지를 고정시키기 위한 물건이라는 의미로 사용됐다. 고대 독일어 ‘baltjaz’를 거쳐 1100년대 영어식으로 바뀌었다.

스포츠에서 복싱에서 챔피언 벨트‘라는 개념으로 쓰였다. 19세기 맨주먹 복싱 시대에 당시 챔피언들은 우월함을 상징하는 장식용 벨트를 받았다. 단순한 가죽으로 만들어진 이 벨트에는 메달이 장식돼 있었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벨트라는 말을 일제강점기 때부터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조선일보 1935년 3월12일자 ‘世界(세계)올림픽 拳鬪反則規定(권투반칙규정)’기사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 적용할 각종 권투반칙규정을 소개했는데, 벨트 이하를 공격하는 것은 반칙이라고 전했다. 여기서 벨트는 허리를 의미하는 것이었다.

국제역도연맹 경기규칙에서 벨트는 선수 유니폼 외부에 착용하도록 규정하고, 벨트의 최대 너비는 12cm로 제한한다. 역도 선수가 허리에 벨트를 차는 이유는 ‘복압’을 높이기 위해서이다. 복압은 배에 힘을 줄 때, 배를 압박하는 압력을 의미한다. 무거운 것을 들어 올릴 때, 허리에 힘을 주게 된다. 허리를 굳힌 상태에서 물체를 들어 올리면 지렛대의 원리처럼 받침점으로 작용하는 허리에 큰 힘이 실린다. 이때 복압은 몸을 안쪽에서 받쳐줘 허리로 가는 부담을 줄인다. 벨트를 차면 복압을 높이면서 허리까지 보호해 줄 수 있는 것이다.

한때 국내 역도계에선 ‘장미란 벨트’가 유행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여자 역도사상 첫 금메달을 획득한 장미란이 맨 하얀 벨트가 인기를 끌었다. 15만원대의 벨트는 당시 역도 선수들에게 많이 팔렸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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