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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341] 역도에서 왜 ‘다관왕’이 많이 나올까

2025-02-04 07:53

2023년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한 여자 역도 간판 박혜정.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3년 세계역도선수권대회에서 3관왕을 차지한 여자 역도 간판 박혜정. [연합뉴스 자료사진]
역도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인상, 용상, 합계에서 모두 메달을 시상한다. 아시안게임, 올림픽에선 인상, 용상을 합한 기록으로 순위를 가리지만 세계선수권대회서는 각 부문별로 순위를 매긴다. (본 코너 1332회 ‘왜 ‘인상’이라 말할까‘, 1333회 ’왜 ‘용상’이라 말할까‘ 참조)

역도에서 인상, 용상, 합계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할 때 ‘3관왕’이라고 말한다. 3개 부문에서 모두 우승을 차지헀다는 의미이다. '다관왕'은 2관왕이상을 의미하는 말이다. ‘다관왕’은 ‘많은 다(多), ’갓 관(冠)‘, ’임금 왕(王)‘ 세 한자어로 구성됐다. 일본에선 1938년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나카지마 하루야스(1910-1987)가 타율, 타점, 홈런 등 3개 부분 타이틀을 차지하면서 ‘삼관왕(三冠王)’이라는 말을 처음 쓰기 시작했다. 일본어로 ‘관(冠)’은 ‘ダイアデム(다이아뎀) ’이라고 표기한다.

역도에서 쓰는 합계라는 말은 한자어이다. ‘합할 합(合)’과 ‘꾀 계(計)’를 써서 수나 양을 합해서 셈한다는 의미이다. 이 말은 영어 ‘total’을 번역한 것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total’은 어원이 전체를 의미하는 라틴어 ‘totalis’가 어원이다. 고대 프랑스어를 거쳐 중세 영어로 들어왔으며 16세기 후반부터 현재의 의미를 쓰이기 시작했다. 영어에서 스포츠 용어로 사용한 것은 1800년대부터로 추정된다. 미국 폴 딕슨 야구용어사전에는 1860년대부터 각종 타자와 투수 기록에 ‘total’이라는 말을 붙여 썼다고 설명한다. 총안타수를 ‘total base hits’, 총주루수를 ‘total bases run’이라고 불렀다.

우리나라에선 합계라는 말을 조선시대부터 사용했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해보면 합계라는 말은 원문 116건, 국역 15건 등 총 131건이 검색된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언론에선 일제강점기 때부터 역도에서 합계라는 말을 사용했다. 조선일보 1938년 4월 21일자 ‘重量擧合宿練習(중량거합숙연습)에 新記錄續出(신고록속출)’기사는 도쿄로 해외훈련을 간 조선 선수 남수일이 추상과 인상에서 일본 신기록을 세우고 용상에서 부진해 합계로 신기록을 수립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당시는 바벨을 어깨까지 올린 다음 머리 위로 천천히 들어 올리는 추상(推上) 종목이 시행됐다. 추상 종목은 1928년 암스테르담 올림픽에서 채택됐다가 1973년 폐지됐다.

올림픽과 아시안게임에선 세계선수권대회와는 달리 인상, 용상 기록을 합쳐 순위를 가린다. 비록 인상에서 하위권에 있더라도 용상경기에서 역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기록과 체중이 같을 때 합계기록을 먼저 세운 선수가 이기기 때문에, 경기 상황에 따라서 변수가 많은 것이 용상경기이다. 과거 인상기록과 용상기록이 차이가 났을 당시에는 용상경기에서 역전할 기회가 있었으나, 최근 역도경기에서 인상기록과 용상기록의 차이를 줄이는 선수가 늘어남에 따라 용상에서 역전하겠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가 최종 합계에 지는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가 있다. 역도 기록에서 중요한 것은 합계이기 때문에 한 종목만 잘해서는 메달을 얻을 수 없다. 따라서 최근에 세계신기록을 세우는 선수들만 보아도 인상과 용상의 기록이 크게 차이가 나는 선수는 드물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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