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우찬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충분한 시간을 주면서 예전처럼 3연투~4연투가 아닌, 1주일에 2경기 정도로 딱 잡아놓고 오승환을 쓴다면 분명히 제 몫을 할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언뜻 들으면 그럴 듯해 보인다. 나이가 많아 오승환을 덜 등판시켜 체력적인 부담을 덜게 하자는 것이다. 지난 시즌 전반기에 너무 많이 등판해 후반기에 진이 다 빠졌다는 이야기다.
KBO 리그에서 특정 선수의 등판 횟수를 조절하는 경우는 극히 드믈다. 구원투수는 더욱 그렇다. 시즌 초부터 치열하게 전개되는 순위 싸움에서 뒤쳐지지 않으려면 매 경기 전력을 쏟아부어야 한다. 박빙 승부에서는 가용 투수들을 전부 동원해야 한다. 한가롭게 등판 횟수를 조절할 시간이 없다. 필요하면 연투도 불사해야 한다.
삼성이 최원태를 영입해 선발진이 강화됐기에 구원투수들의 부담이 다소 덜어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언제 무슨 일이 터질지 모르는 게 야구다. 오승환이 연투를 해야 할 상황이 자주 발생할 수 있다. 감독 입장에서는 눈앞의 승리가 더 급하다.
오승환이 1주에 두 차례만 등판한다면 다른 구원 투수들이 더 던져야 한다. 그 투수들에게 더 많은 부담을 떠넘기게 된다. 오승환 한 명을 위해 많은 투수들이 희생해야 하는 것이다.
삼성의 불펜 뎁스가 그리 탄탄한가? 그렇지 않다. 오프시즌에서 불펜 강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선발 투수들이 길게 던져주면 좋겠지만 그것도 한계가 있다. 불펜진이 뒷받침해주지 않으면 허사가 된다.
오승환의 1주 2번 등판 이야기가 설득력이 없는 이유다.
올 시즌이 끝나면 오승환의 계약도 마무리된다.
문제는 오승환이 더 던지겠다고 버틸 수 있다는 점이다.
오승환은 더 던질 수 있기 때문에 은퇴를 하지 않는 게 아니라 던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은퇴하지 않을 수 있다.
삼성은 프랜차이즈 스타인 오승환의 그동안의 공로를 인정해 2년 재계약을 했을 것이다. 보너스인 셈이다.
하지만 올 시즌이 끝나고도 계속 던지겠다고 하면 어쩔 것인가?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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