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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배 바둑 결승전 '33분 정지'... 사석 하나가 부른 한중 격돌

2025-01-22 13:28

커제 9단의 규칙 위반에 대해 심판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바둑TV]
커제 9단의 규칙 위반에 대해 심판이 설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바둑TV]
제29회 LG배 바둑 결승전에서 '사석 규정' 위반을 둘러싼 전례 없는 중단 사태가 발생했다.

22일 성동구 마장로 한국기원 신관에서 열린 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결승 3번기 2국. 세계 최정상급 기사인 중국의 커제 9단과 한국의 변상일 9단의 대결은 예기치 않은 규정 논란으로 33분간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았다.

대국 초반 팽팽한 균형이 이어지던 중 백을 잡은 커제 9단이 우상귀에서 따낸 흑돌 1점을 사석 통에 넣지 않은 것이 문제가 됐다. 심판진은 즉각 규칙 위반을 지적했다.

지난해 11월 한국기원이 개정한 규칙과 관련이 있다. 한국기원은 잡은 돌을 사석 통에 넣지 않을 경우 2집을 공제하는 벌점 제도를 도입했다.

한국 바둑에서 사석은 계가 시 승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소로, 대국 중에도 선수들은 상대방의 사석 수를 확인하며 형세를 판단한다.

반면 중국 바둑은 사석과 무관하게 반상에 남은 돌만으로 집을 계산한다. 이 때문에 중국 기사들은 따낸 돌을 바둑판 주변에 두거나 손에 쥐고 대국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한국기원은 이번 규칙 개정을 중국 측에 명확히 전달했으며, 지난해 삼성화재배에서도 적용한 바 있다고 밝혔다.

KB바둑리그에 출전 중인 중국의 진위청 8단도 최근 같은 규칙 위반으로 벌점을 받은 사례가 있다.

그러나 이날 커제 9단이 벌점을 받자 위빈 중국 국가대표팀 감독이 강력하게 항의하면서 대국은 중단됐다. 커제 9단도 규정을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33분간의 긴장된 협의 끝에 커제 9단이 규정을 수긍하면서 대국은 재개됐다.

이번 사태로 인해 국제 바둑계의 규칙 통일 필요성이 다시 한번 제기됐다. 특히 세계적 권위의 메이저 대회에서 발생한 초유의 중단 사태라는 점에서, 한중일 바둑계의 규칙 표준화 논의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슬찬 마니아타임즈 기자 / sc3117@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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