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nickmane’은 추가된 이름이라는 의미를 갖는 고대 노르딕어 ‘auka-nefi’, ‘auknafn’에서 유래했다. 증가한다는 뜻인 고대 영어 접두사 ‘eaca’가 변형돼 1300년 ‘eke name’라는 말을 거쳐 1500년대 중반 ‘neke name’로 쓰였다가 근대 영어로 자리잡았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일제강점기 때부터 닉네임이라는 말을 썼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조선일보 1926년 1월29일자 ‘스폿스界(계)의囘顧(회고) 注目(주목)되는各地體育團(각지체육단)의 活躍(활약)과健鬪(건투)’ 기사에 닉네임이라는 말이 등장한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는 프로복싱 사상 최고의 명언을 남긴 레전드 무하마드 알리(1942~2016)는 ‘가장 위대한 선수(The Greatest)’로 불린다. 그의 복싱 인생 자체가 위대했기 때문이다. 알리는 복싱의 아이콘이자 문화적 아이콘이었다. 그는 세계챔피언에 등극한 후 1960년대 의무복무제였던 미 육군 입대를 거부하며 반베트남 전쟁의 상징이 됐다. 알리는 ‘스모킨(Smokin)’ 조 플레이저와의 세기적 대결을 포함해 ‘빅(Big)’ 조지 포먼과 ‘정글의 대결(The Rumble in the Jungle)’에서도 승리를 거두었다. 1978년 레온 스핑크스에게 판정패해세계 타이틀을 잃었지만 같은 해 스핑크스와의 재경기에서 승리하여 마지막으로 타이틀을 되찾기도 했다. 세 번이나 세계헤비급 챔피언십을 차지한 최초이자 유일한 선수였다. (본 코너 1321회 ‘‘복싱 레전드’에서 왜 ‘레전드’라는 말을 쓸까‘, 1322회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가 복싱 명언이 된 이유‘ 참조)
‘철인’ 마이크 타이슨은 1980년대 중반 헤비급 무대에 등장하면서 파괴적인 파워와 상대를 눕혔다. 50승6패 44 KO의 전적이 말해주듯 막강한 주먹을 과시했다. 1986년 트레버 버빅을 상대로 첫 세계 타이틀을 획득했고, 20세의 나이로 역대 최연소로 타이틀을 획득했다. 그는 IBF, WBA, WBC의 타이틀을 통합한 역사상 최초의 헤비급 선수가 됐다. 홀리필드에게 귀를 물어뜯은 후 패배한 것은 세계프로복싱 사상 유명한 사건으로 기록됐다.
영화 ‘록키’에게 영감을 주었던 로키 마르시아노의 원래 이름은 이탈리아어로 로코 프래지스 마르케지아노(1923~1969)이다. 백인 복서인 그는 1952년부터 1956 년까지 세계헤비급 챔피언으로 군림했으며 무패로 커리어를 마친 유일한 헤비급 챔피언으로 남아 있다. (본 코너 1310회 ‘복싱 영화 ‘록키’는 왜 영어로 ‘Rocky’를 쓸까‘ 참조)
‘황금 소년(Golden Boy)’ 오스카 델라 호야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별명을 얻었다. 별명에 부응해 프로복싱 역사상 가장 높은 수익을 올린 선수가 됐다. 39승6패 30KO의 전적을 남기며 6개 체급에서 타이틀을 차지했다. 2007년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와 한판 대결을 벌였는데, 이 경기는 복싱 역사상 가장 수익을 많이 남겼다는 평가이다. 그는 2009년 매니 파키아오에게 져 은퇴했다.
‘마블러스(Marvelous)’ 마비 해글러는 1980년대 미들급 최강자로 군림했다. 무패 챔피언으로서의 그의 전성기는 1980년부터 1987년까지 지속됐으며, 12번 방어전에 성공했다. 민머리로 강한 인상을 보여준 그는 선수 생활 동안 ‘암살자’ 토미 헌스, ‘돌주목’ 로베르토 두란을 상대로 인상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그의 가장 잘 알려진 싸움은 아마도 1987년 ‘슈거’ 레이 레너드에게 한 매우 논란의 여지가 있었던 판정패였다.
세계 프로복싱에서 전무후무한 8개 체급을 석권한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키아오는 ‘팩맨(Pacman)’으로 불린다. ‘팩맨’은 거의 전례 없는 기록을 세우며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잡았다.
1980년대 전반 김득구를 사망케 한 레이 맨시니는 ‘붐붐(Boom Boom)’이라는 별명을 가졌다. 엄청난 지구력을 발판으로 파이터형이었던 그는 종종 한 방을 날리기 위해 여러 번의 공격을 기꺼이 허용했다. 그는 1982년 WBA 라이트급 타이틀을 획득했고 여러 차례 성공적인 방어를 했다.
한국 역대 프로복싱 세계챔피언 가운데 홍수환은 4번 다운되고 일어나 KO승을 거둔 ‘4전5기’의 챔피언으로 유명하다. 홍수환은 1977년 11월 중남미 파나마에서 열린 WBA 주니어페더급 초대 챔피언 결정전에서 ‘지옥에서 온 악마’로 불리던 17세 신예 복서 헥토르 카라스키야와 맞붙었다. 한 라운드에서 세 번 다운되면 자동 KO패하는 것이 당시 일반적인 룰이었는데, 카라스키야가 무제한 다운제를 제안해 바뀌었다. 홍수환은 2회 4번 다운됐지만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 3회 극적인 역전 KO승을 거뒀다. (본 코너 1293회 ‘복싱에서 왜 ‘다운(Down)’이라 말할까‘ 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