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시즌, 박승욱은 개인 커리어 최고의 성적을 기록했다. 139경기에서 타율 2할6푼2리(405타수 106안타), 7홈런, 53타점을 생산하며 데뷔 후 첫 100안타 시즌을 달성했다. 특히 유격수 포지션에서 111경기(97선발)를 소화하며 롯데 내야진의 핵심 전력으로 자리 잡았다.
그의 야구인생은 마치 끝없는 역경과의 싸움이었다.
2012년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3라운드로 지명될 당시만 해도 그는 차세대 유격수 기대주였다. 하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성장의 길목마다 그를 기다린 건 '유격수 불가' 판정이었고, 2021년 결국 KT 위즈에서 방출의 쓰라린 경험을 겪었다.
방출 당시 박승욱의 야구인생은 사실상 막바지라고 여겨졌다. 한때 우승을 앞둔 KT 팀의 영광을 먼발치에서 지켜보며 좌절해야 했던 그에게 롯데는 마지막 기회였다. 예비 신인들과 함께하는 교육리그 테스트, 그 치열한 경쟁의 장에서 그는 다시 한번 생존을 증명했다.
롯데에서의 3년은 그에게 새로운 희망이었다.
항상 조연이었던 박승욱은 점차 주연의 자리로 올라섰다. 2023시즌 종료 후 "항상 주연을 목표로 한다"는 그의 포부는 2024년, 현실이 되었다.
그러나 주전의 자리는 결코 영원하지 않다. 노진혁, 이호준, 한태양, 김세민 등 젊은 내야수들의 도전 속에서 박승욱은 다시 한번 경쟁의 한복판에 서게 됐다. 22개의 실책에도 불구하고 그를 밀어내지 못했던 저력, 바로 그의 끈기와 투지가 빛을 발하고 있다.
유격수뿐만 아니라 2루수, 3루수를 넘나드는 만능 내야수로서의 가치는 그의 또 다른 무기다. 팀의 입장에서 박승욱 같은 선수는 벤치 운영에 큰 유연성을 제공한다. 내야진의 깊이를 더하고 전체 선수단의 경쟁력을 높이는 존재인 것이다.
"사실 모든 선수들이 마찬가지겠지만 나도 항상 주연을 목표로 한다"는 그의 말처럼, 박승욱의 도전은 멈추지 않는다.
13년간의 인내와 끈기로 이뤄낸 이 순간, 과연 그의 봄날은 계속될 수 있을까.
박승욱에게 찾아온 주전의 봄, 그 소중한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그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된다. 야구는 늘 그랬듯, 다음 순간을 기대하게 만드는 매력적인 스포츠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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