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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322]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가 복싱 명언이 된 이유

2025-01-16 07:59

전설적 복서 무하마드 알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전설적 복서 무하마드 알리 {연합뉴스 자료사진]
복싱을 대표하는 유명한 어록이 있다. “나비처럼 날아 벌처럼 쏜다”는 말이다. 영어 원문은 “Float like a Butterfly, Sting like a Bee”이다. 세계 프로복싱의 전설적 복서 무하마드 알리(1942~2016)가 한 말로 잘 알려져 있다. (본 코너 1321회 ‘‘복싱 레전드’에서 왜 ‘레전드’라는 말을 쓸까‘ 참조)

1964년 2월25일, 당시 이름이 캐시우스 클레이로 알려졌던 22세의 알 리가 챔피언 소니 리스턴을 물리치고 헤비급 챔피언에 올랐다. 알리는 경기 직전 "나비처럼 날아서 벌처럼 쏘아라. 눈으로 볼 수 없는 것은 손으로 맞힐 수는 없다"는 말을 했다. 이길 가능성이 희박했던 알리는 예상을 깨고 리스턴을 제압했으며, 이 말은 그의 대표적인 명언이 됐다.

알리가 리스턴과의 2차전에서 KO승을 거두고 포효하는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알리가 리스턴과의 2차전에서 KO승을 거두고 포효하는 장면 [연합뉴스 자료사진]


실제 이 말은 알리의 트레이너이자 오랜 동료인 드루 브라운이 그의 훈련을 도우면서 내세운 슬로건이었다고 한다. 알리는 이 슬로건을 자극삼아 훈련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의 경기 스타일은 나비처럼 우아하게 상대를 맴돌다가 예상치 못할 때 강력하고 쏘는 펀치를 날리는 식이었다. 소니 리스턴, 조 프레이저, 조지 포먼과 같은 강력한 상대와의 세기의 헤비급 매치에서 알리의 치고 빠지는 복싱 스타일은 그 위력을 입증했다. 독특한 스타일과 전략적 탁월성을 보였던 것이다.

우리나라 언론은 알리가 처음 이 말을 했을 때부터 보도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경향신문 1964년 2월25일자 1면 고정란 ‘여적’에서 당시 밀가루, 설탕, 시멘트의 가격 상승에서 일부 대기업들이 폭리를 취한 사건인 ‘삼분폭리사건’을 놓고 국회에서 공방전을 벌이는 것을 지적하면서 국민들은 알리처럼 시원한 말을 듣고 싶다고 보도했다.

알리의 이 말은 스포츠와 엔터테인먼트의 세계를 넘어 세계적인 명사들이 다양한 문화적 맥락에서 회복력, 우아함, 놀라움을 상징하는 뜻으로 활용됐다. ‘테니스 여제’ 세레나 윌리엄스는 우아함과 강력한 플레이를 통해 종종 알리에 비유됐다. ‘총알 탄 사나이’ 우샤인 볼트는 속도와 카리스마 넘치는 성격으로 유명했는데, 알리의 말을 종종 언급했다. 비행기 사고로 고인이 된 NBA 스타 코비 브라이언트는 알리가 자신의 선수 경력에 ​​미친 영향에 대해 말했는데, 신체적 능력뿐만 아니라 나비의 우아함과 전략적 계획, 벌의 영향력을 결합한 정신적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고 했다. 종합 격투기 스타 코너 맥그리거는 기자 회견에서 알리의 말을 언급하며 그의 파이팅 스타일과 철학을 설명했다. 전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도 다양한 연설에서 이 문구를 사용했는데, 사람들이 우아하고 힘차게 도전에 맞서도록 고무했다. 그는 알리가 세상을 떠난 후 추모사에서 이 말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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