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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321] ‘복싱 레전드’에서 왜 ‘레전드’라는 말을 쓸까

2025-01-15 06:44

WWE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복싱 레전드' 무하마드 알리
WWE 명예의 전당에 입회한 '복싱 레전드' 무하마드 알리
무하마드 알리는 ‘복싱 레전드’로 불린다. 펠레, 마이클 조던도 ‘축구 레전드’, ‘농구 레전드’라고 말한다. 스포츠용어로서 레전드는 각 종목별로 한 시대를 풍미하며 큰 족적을 남긴 선수들을 의미한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영어 ‘legend’는 읽어야 할 것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legenda’에서 유래했다. 레전드는 처음에 성인의 생애나 순교에 관한 이야기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초기 기독교에서 신자들이 반복해서 읽어야 할 성스러운 이야기나 교훈적인 이야기를 지칭하는 의미로 쓰였다. 고대 프랑스어 ‘legende’를 거쳐 17세기 영어로 들어왔다. 1958년부터 각 부문에서 시대의 전설이 되는 인물을 지칭하는 의미가 보태졌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레전드라는 말은 1980년대부터 스포츠 용어로 쓰기 시작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조선일보 1981년 6월9일자 ‘AFKN 하키 명(名)선수 장 빌리보’ 기사는 ‘AFKN은 저녁5시5분「그레이테스트 스포츠 레전드」는 21분28초동안 방송된다. 하키계(界)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장 빌리보의 이야기다. 하키선수로는 지나치게 큰1백91㎝(㎝)의 키다리지만, 경기마다 민첩한 동작으로 모두5백점을 따낸 최고의 센터였다’고 전했다. 미국 아이스하키 장 빌리보를 ‘위대한 스포츠 레전드’라고 지칭했다. 경향신문 1987년 9월5일자 ‘인터뷰 서울轉訓(전훈)온 水泳(수영) 세계新(신)보유자 헝가리 다리니 "「88」金(금)은 아버지 遺言(유언)" 기사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 대비해 서울에 전지훈련 온 헝가리 출신의 세계기록보유자 타마스 다리니를 ’리빙 레전드(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캐나다의 알렉스 바우만의 아성을 6년만에 깬 선수라고 소개했다.

‘living legend’는 현재 생존해 있는 사람 중 해당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을 짗이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자신의 분야에서 남다른 공헌을 하고 일반적으로 역사 속 인물이나 전설적인 인물과 비교될 정도로 존경과 인정을 받을 때 쓴다.

요즘에는 레전드라는 말이 남발되는 경우가 많다. 올스타전에 ‘레전드’라는 말을 붙이는가 하면 대회 명칭에도 쓰는 경우도 있다. 레전드라는 말의 어원적 유래를 생각해본다면 자주 쓸 것은 아니라고 본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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