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영어 ‘legend’는 읽어야 할 것이라는 뜻을 가진 라틴어 ‘legenda’에서 유래했다. 레전드는 처음에 성인의 생애나 순교에 관한 이야기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초기 기독교에서 신자들이 반복해서 읽어야 할 성스러운 이야기나 교훈적인 이야기를 지칭하는 의미로 쓰였다. 고대 프랑스어 ‘legende’를 거쳐 17세기 영어로 들어왔다. 1958년부터 각 부문에서 시대의 전설이 되는 인물을 지칭하는 의미가 보태졌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레전드라는 말은 1980년대부터 스포츠 용어로 쓰기 시작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조선일보 1981년 6월9일자 ‘AFKN 하키 명(名)선수 장 빌리보’ 기사는 ‘AFKN은 저녁5시5분「그레이테스트 스포츠 레전드」는 21분28초동안 방송된다. 하키계(界)에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장 빌리보의 이야기다. 하키선수로는 지나치게 큰1백91㎝(㎝)의 키다리지만, 경기마다 민첩한 동작으로 모두5백점을 따낸 최고의 센터였다’고 전했다. 미국 아이스하키 장 빌리보를 ‘위대한 스포츠 레전드’라고 지칭했다. 경향신문 1987년 9월5일자 ‘인터뷰 서울轉訓(전훈)온 水泳(수영) 세계新(신)보유자 헝가리 다리니 "「88」金(금)은 아버지 遺言(유언)" 기사는 1988년 서울올림픽에 대비해 서울에 전지훈련 온 헝가리 출신의 세계기록보유자 타마스 다리니를 ’리빙 레전드(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캐나다의 알렉스 바우만의 아성을 6년만에 깬 선수라고 소개했다.
‘living legend’는 현재 생존해 있는 사람 중 해당 분야에서 뛰어난 업적을 남긴 사람을 짗이할 때 사용하는 말이다. 자신의 분야에서 남다른 공헌을 하고 일반적으로 역사 속 인물이나 전설적인 인물과 비교될 정도로 존경과 인정을 받을 때 쓴다.
요즘에는 레전드라는 말이 남발되는 경우가 많다. 올스타전에 ‘레전드’라는 말을 붙이는가 하면 대회 명칭에도 쓰는 경우도 있다. 레전드라는 말의 어원적 유래를 생각해본다면 자주 쓸 것은 아니라고 본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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