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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인사이드] 대한당구연맹 회장 선거 2파전…정통 체육관료 출신 김기홍 전 차관보, 당구 게임 사업자 서수길 숲(옛 아프리카TV ) 대표

2025-01-10 07:21

김기홍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
김기홍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
 서수길 숲(옛 아프리카TV) 대표
서수길 숲(옛 아프리카TV) 대표


‘정통 체육 관료출신이냐, 개인인터넷 방송 사업자냐’

오는 23일 열릴 제3대 대한당구연맹 회장 선거가 체육 행정 전문가 출신인 김기홍(65) 전 문화체육관광부 차관보와 서수길 숲(SOOP·옛 아프리카TV) 대표이사와의 ‘2파전’으로 펼쳐지고 있다. 서로 다른 개인 경력을 갖고 있는 두 후보의 대결은 향후 연맹 위상 정립과 관련해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양상이다. 당구가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 양쪽에서 지속적인 발전을 할 수 있을지의 여부가 이번 선거 결과로 좌우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당구는 한때 제도권 스포츠 밖에서 ‘불건전한 종목’으로 푸대접 받았다. 내기나 도박판이 벌어져 스포츠로 인정받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제도권 스포츠로 자리를 잡았다. 1989년 7월에 당구장이 체육시설로 법에 명시된 후 91년에는 한국 최초의 3쿠션 월드컵이 서울에서 개최되었고, 93년에는 헌법소원으로 ‘18세 미만자의 당구장 출입금지’가 해제되었으며, 98년 방콕 아시안게임에 당구가 종목으로 채택되는 것을 계기로 대한스포츠당구협회가 대한체육회에 인정종목으로 가맹이 승인됐다. 그 후 대한당구연맹으로 명칭을 바꾸어 준가맹을 거쳐 2005년에 정가맹이 이루어졌다. 2011년에는 마침내 당구가 전국체전 정식종목이 되면서 정식 스포츠로 위상을 갖추게 됐다. 연맹은 현재 홈페이지에서 누구에게나 사랑 받고 즐길 수 있는 당구 문화를 조성하고, 미래지향적 스포츠로 격을 높여, 국내 5대 메이저 스포츠 진입이라는 미션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김 전 차관보는 "대한민국 당구의 퀀텀 도약을 위해 제가 가진 모든 역량을 바치고자 한다. 당구를 국내 최고 스포츠 종목이자 산업으로 발전시키고, 한국 당구를 세계 중심으로 만들 자신감이 있다"고 밝혔다. 또한 "풍부한 체육 행정 경험이 당구 종목 도약에 큰 보탬이 될 것이며, 당구를 K 스포츠 대표 콘텐츠로 키워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체육 행정 관료의 경험과 전문성을 앞세워 당구를 대한민국 메이저 종목으로 자리잡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문체부 최장수 체육국장이라는 기록을 보유한 김 전 차관보는 대한민국의 굵직한 스포츠 정책을 주도해왔다. 지난 1988년 행정고시를 거쳐 공직에 입문한 그는 문체부에서 미디어정책국장, 체육국장, 관광국장을 지내며 크고 작은 스포츠 정책을 입안했다. 김 전 차관보는 2011년 체육국장 시절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에 힘을 보태고, 평창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처장으로 성공 개최 실무를 책임졌다. 올림픽이 끝난 뒤에는 정부 홍조근정훈장과 함께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은장 훈장을 수훈했다. 이후 대한체육회 특보와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을 지냈다.

김 전 차관보보다 앞서 출마를 선언한 서 대표는 온라인을 통해 당구 중계 방송 스트리밍 서비스를 해왔다. 2018년부터 당구 콘텐츠를 제작하며 세계캐롬연맹(UMB)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숲은 세계 3쿠션 당구대회 유치와 포켓볼 종목의 저변 확대를 위한 ‘Ladies 9 ball’ 대회, 전국 학생 당구대회 등을 개최하며 당구 종목에 투자했다. 서 대표는 “당구는 국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생활 속 스포츠”라며 “당구를 더 재미있고 가깝게 즐길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가면서 대한민국이 세계 당구 무대에서 더 큰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당구를 콘텐츠로 문화로, 산업으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구계 일각에선 서 대표가 당구 콘텐츠 사업을 연맹 사업으로 변질시킬 수 있고, 엘리트 스포츠가 ‘사행성 콘텐츠화’될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대한당구연맹회장 선거는 14일과 15일 양일간 회장 후보자 등록을 한 뒤 16일부터 선거 운동이 시작되며, 선거일은 23일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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