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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312] 복싱에서 왜 ‘체급’이라 말할까

2025-01-06 08:15

세계 프로복싱 8개 체급 타이틀을 보유했던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
세계 프로복싱 8개 체급 타이틀을 보유했던 필리핀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
체급은 스포츠에서 비슷한 체중의 선수끼리 대결하도록 나눈 등급을 말한다. 체중계급을 줄인 말이다. 한자어로 ‘몸 체(體)’와 ‘등급 급(級)’을 써서 몸무게로 나눈 등급이라는 뜻이다. 이 말은 영어 ‘Weight Class’를 번역한 것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영어 ‘Weight’는 무게를 의미하는 게르만조어 ‘Wihti’에서 유래했다. 고대 영어 ‘Gewiht’와 중세 영어 ‘Weiht’를 거쳐 근대 영어로 사용됐다. ‘Class’는 계급, 부문을 의미하는 라틴어 ‘Classis’에 기원을 두고 있다. 1650년대부터 영어로 사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복싱에서 ‘‘Weight Class’라는 말을 쓴 게 된 것은 1865년 영국 런던에서 퀸즈베리 후작 경기 규칙이 발표되면서부터 였던 것으로 추정된다. 그 이전까지 복싱은 체중 등급이 없었다. 복싱에서 남성들의 평균 체중(160파운드, 72kg) 사이를 놓고 그 이상이면 ‘헤비(Heavy)’라고 말하고, 그 이하이면 ‘Light’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퀸즈베리 후작 경기 규칙이 체중을 8개 체급으로 나누면서 복싱의 세부체급이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체급을 나눈 것은 경기의 공정성과 안전성을 갖추기 위한 때문이었다.

체급이라는 말은 1920년대 복싱을 받아들인 일본을 거쳐 들어왔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이 말을 쓰기 시작헀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32년 12월6일자 ‘역기대회참가신청(力技大會參加申請) 명칠일(明七日)까지접수(接受)’ 기사에서 ‘전조선(全朝鮮)의 장사(壯士)를 일당(一堂)에 회집(會集)하야 패(覇)를결(决)할 조선체육회주최(朝鮮體育會主催)와 본사후원(本社後援)의 제삼회전조선력기대회(第三回全朝鮮力技大會)는 구일오후육시(九日午後六時) 시내장곡천정공회당(市內長谷川町公會堂)에서 거행(擧行)할터이다 본대회(本大會)에서 거행(擧行)할 체급별(體級別)은 작일 보도(昨日報導)한바잇거니와 경기종목(競技種目)과규정(規定)은다음과 가티 조선체육회력기규정(朝鮮體育會力技規定)에의(依)하야거행(擧行)할터이다’라고 전했다. 복싱, 레슬링, 역도 등에서 체급이라는 말을 일제강점기 당시부터 사용했던 것이다.

복싱에서 체급은 선수의 측전 체중범위를 의미한다. 체급 하한은 그 아래 체급 상한과 같다. 상한이 없는 최상위 체급은 프로복싱에서는 헤비급, 아마복싱에서는 슈퍼 헤비급이라고 말한다. (본 코너 1307회 ‘‘프로복싱’에 왜 ‘프로’를 쓸까‘, 1308회 ’ 1308] ‘‘아마복싱’에 왜 ‘아마’를 쓸까‘ 참조)

복싱 경기는 고정된 체급으로 경기를 가지며 선수들의 체중은 상한을 초과하면 안된다. 프로복싱은 자신의 체급보다 높은 체급과 싸울 수 있지만 아마복싱 선수 체중은 하한 미만으로 떨어져선 안된다.

복싱에는 기본 8체급을 ‘Original Eight’라고 부른다. ‘traditional’, ‘classic’ 또는 ‘glamour’라고 말하기도 한다. 8체급은 플라이급, 페더급, 라이트급, 웰터급, 미들급, 라이트 헤비급, 헤비급, 슈퍼 헤비급을 의미한다. 이 체급은 복싱을 비롯해 레슬링, 역도, 유도, 태권도 등에서 널리 알려진 것이다. (본 코너 1268회 ‘레슬링에서 왜 ‘주니어 플라이급’이라 말할까‘, 1269회 ’레슬링에서 왜 ‘밴텀급(Bantamweight)’이라 말할까‘,1270회 ’레슬링에서 왜 ‘페더급(Featherweight)’이라 말할까‘,1271회 ’레슬링에서 왜 ‘웰터급(Welterweight)’이라 말할까‘, 1272회 ’‘미들급(Middleweight)’이 '중간 체급'이 아닌 '중량 체급'인 이유‘ 참조)

각 체급의 체중 한계선은 시대와 상황에 따라 많이 바뀌었다. 복싱은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에서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2012년 런던 올림픽부터 여자 종목이 정식 종목으로 인정됐다.

프로복싱에서 가장 많은 체급을 석권을 선수는 필리핀의 복싱 영웅 매니 파퀴아오이다. 그는 플라이급, 페더급, 라이트급, 웰터급 등 8개 체급에서 세계챔피언에 올랐다. 우리나라는 1966년 김기수가 처음으로 주니어 미들급 세계챔피언에 등극했다. 일본은 1952년 시라이가 플라이급 세계챔피언에 처음 올랐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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