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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310] 복싱 영화 ‘록키’는 왜 영어로 ‘Rocky’를 쓸까

2025-01-04 07:55

2017년 국내에 재개봉된 복싱 영화 '록키' 포스터. [나무위키 캡처]
2017년 국내에 재개봉된 복싱 영화 '록키' 포스터. [나무위키 캡처]
‘세계를 울린 뜨거운 펀치’ ‘꿈을 향한 이들을 위한 인생 영화’라는 평가를 받은 복싱 영화 ‘록키(Rocky)’는 2017년 10월 국내에서 재개봉돼 큰 관심을 끌었다. 무명 실베스터 스탤론을 세계적인 배우로 만든 록키는 무명 복싱 선수를 소재로 해 1976년 처음 상영됐다. 이후 록키 2(1979년), 록키 3(1982년), 록키 4(1985년), 록키 5(1990년), 록키 발보아(2006년)의 속편이 제작됐다. 밑바닥 인생을 살던 무명복서가 우연한 기회에 챔피언과의 매치에서 명경기를 만들어내는 영화이다.
빌 콘티의 ‘Gonna fly now’(지금 날아갈거야)는 록키의 테마 음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노래는 영화의 주인공이자 이름을 딴 록키 발보아가 훈련의 일환으로 필라델피아 미술관 입구로 이어지는 72개의 돌계단을 뛰어 올라가 승리 포즈로 팔을 들어 올리는 동안 연주된다. 원래 트레이닝 장면에 살짝 나오고 말 곡이었으나 트레이닝 장면이 생각보다 길어지자 급히 길이를 늘리고 가사와 코러스를 추가하여 현재의 곡이 됐다고 한다. 이 노래는 특히 필라델피아에서 열리는 스포츠 이벤트에서 자주 연주된다. 특히 미식축구팀 필라델피아 이글스는 링컨 파이낸셜 필드에서 열리는 모든 홈경기의 개막전에 이 노래를 튼다.

영화 '록키'에서의 실베스터 스탤론
영화 '록키'에서의 실베스터 스탤론


영화 각본을 직접 쓰고 주연배우까지 맡은 실베스터 스탤론은 1975년 세계프로복싱 헤비급 챔피언 무하마드 알리와 척 웨프너의 경기를 보고 영화의 영감을 얻어 단 사흘만에 각본을 직접 완성했다고 한다. 척 웨프너는 당시 무적을 자랑하던 알리를 상대로 다운을 빼앗으며 15라운드까지 버텨낸 선수다. 하지만 15라운드 종료를 19초 남기고 TKO로 패배했으며 코가 부러졌을 정도로 심한 부상을 입었다. 알리는 생애 다운 횟수가 손에 꼽을 정도였다. 영화 제목은 등장 인물인 이탈리아계 무명 복서 록키 발보아에서 따왔던 것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이름에 쓰는 ‘Rocky’는 까마귀를 의미하는 고대 독일어 ‘Roch’에서 유래됐다. 이탈리아에서 남성 이름으로 쓰이는 ‘Rocky’는 영국에서는 앵글로색슨 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바위가 많은 지역이나 그 근처에 사는 가족들이 많이 지형적인 특징을 반영한 이름으로도 사용했다.

전설의 복서 록키 마르시아노
전설의 복서 록키 마르시아노


실베스터 스탤론은 비슷한 이름을 가진 미국 프로복싱 전설 록키 마르시아노에게서도 영감을 얻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인 백인으로 1952년 9월 23일부터 1956년 4월 27일까지 세계 헤비급 챔피언 타이틀을 보유했다. 세계에서 유일하게 49전 전승의 무패 세계 헤비급 챔피언 기록을 가지고 있으며, 2000년대에 이르러 플로이드 메이웨더가 등장하기 이전까지 '무패 챔피언'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무패의 상징과도 같은 선수였다. 마르시아노는 1955년 9월 21일 38세의 아치 무어와 마지막 방어전에서 2회때 한번 쓰러졌으나 다시 일어나 회복해서 9라운드 KO승으로 방어에 다시 성공했다. 그후 1956년 4월 27일 32세의 이른 나이로 복싱계에서 은퇴를 선언했다. 가족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는 평범한 이유였지만, 이른 은퇴였기 때문에 정확한 이유를 둘러싼 각종 루머가 있었다. 마르시아노는 1969년 8월 31일, 46번째 생일을 딱 하루 남기고 비행기 사고로 향년 45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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