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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309] 복싱에서 왜 ‘장내 아나운서’라고 말할까

2025-01-03 06:19

세계적으로 알려진 미국의 프로복싱 링 아나운서 마이클 버퍼. [나무위키 캡처]
세계적으로 알려진 미국의 프로복싱 링 아나운서 마이클 버퍼. [나무위키 캡처]
복싱에서 경기 종목이나 경기 시간, 기록 등을 알리는 사람을 ‘장내 아나운서’라고 말한다. ‘장내’는 한자어 ‘마당 장(場)’과 ‘안 내(內)’를 써서 어떠한 장소의 안을 말한다. 아나운서는 영어 ‘Announcer’를 우리말로 표기한 외래어로 진행자를 의미한다. ‘장내 아나운서’는 영어 ‘Ring Announcer’를 우리말과 영어를 섞어 만든 말이다. (본 코너 1295회 ‘복싱에서 왜 ‘링(Ring)’이라고 말할까‘ 참조)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Ring’은 게르만어조에 어원의 뿌리를 둔다. 구부러진 것, 원이라는 의미를 가진 고대 노르드어 ‘Hringaz’가 어원이며, 고대 고지 독일어 ‘Ring’를 거쳐 고대 영어 ‘Hring’로 들어왔다. 고대 및 중세영어에서 팔찌라는 의미로 사용됐으며, 14세기초부터 구경꾼들이 원안에 둥그렇게 모인다는 의미로 레슬링 경기를 위한 장소로도 쓰였다. 1770년부터 복싱 경기 장소라는 뜻으로 사용됐다.

‘Annonuncer’은 발표하다는 뜻인 동사 ‘announce’에 사람을 의미하는 접미사 ‘-er’을 붙어 발표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1610년부터 영어에서 쓰기 시작했으며, 1920년대 라디오에서 방송을 전문으로 하는 사람을 뜻하는 말로 쓰였다. 복싱,레슬링 등 격투기 종목에선 경기 상황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 때부터 아나운서라는 말을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33년 12월4일자 ‘격전(激戰)!비권난무(飛拳亂舞)! 만장관중(滿塲觀衆)은도연(陶然)’ 기사는 ‘~동일곱시오분『아나운서!』윤종덕(윤종덕(尹鍾悳))씨의 개전을 선언하는 소래에 만장관중은 박수와 환호로서 투사들의 등단을 환영하여주엇다’며 대성황을 이룬 아마권투대회 상황을 전했다.

대한복싱협회 경기규칙에 따르면 장내 아나운서는 경기 전 경기의 종류, 체급, 경기시간, 선수의 이름, 국가, 체중, 경기 기록, 레프리 및 저지의 이름과 국가를 발표해야 한다. 매 라운드가 시작된 직후에 해당 라운드의 숫자를 발표해야하며, 라운드가 시작되기 10초전, 장내아나운서는 “세컨 아웃”을 명령해 링을 비워야 한다. 하지만 첫 라운드는 예외로 한다. 최종 경기결과를 받은 후 판정 결과와 경기 승자를 공개해야 한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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