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1.05(일)

스포츠

[특별 기고] 2025년 한국 마라톤, 한국 신기록 넘어 세계로!

2025-01-01 08:05

김원식 마라톤 해설가
김원식 마라톤 해설가
한국마라톤이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운 역사가 있다. 바로 손기정 선수와 서윤복 선수의 이야기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손기정 선수는 일제강점기 가운데 눈물을 머금고 달려 2시간 29분 19초 2라는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1위로 골인했다. 당시 세계 마라토너들의 목표가 2시간 30분의 벽을 깨뜨리는 것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손기정 선수가 얼마나 대단한 기록을 세웠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어 매년 4월에 열리는 유서 깊은 마라톤 대회를 빼놓을 수 없다. 보스턴 마라톤대회다. 광복 후 참가한 1947년 대회에서 마라톤 영화 ‘1947 보스톤’ 주인공 서윤복이 2시간 25분 39초로 세계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해 국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한 역사적인 쾌거였다.

현재 한국마라톤의 최고 기록은 이봉주 선수가 가지고 있다. 2000년 도쿄 국제마라톤에서 2시간 7분 20초의 신기록을 세운 이후 24년의 세월이 흐른 지금까지 그 숫자가 깨지지 않고 있다.

한국 마라톤 역사에는 손기정에서 시작해 남승룡, 서윤복, 함기용, 황영조, 이봉주 등 대단한 선수들이 있다. 올림픽 우승 2회(메달 4개), 아시안게임 7회 우승 등 메달만 보더라도 저력을 알 수 있다. 대한민국은 ‘잘 뛸 수 있는’ 나라다. 일제강점기 설움에서도, 6·25 전쟁과 분단의 아픔 속에서도 대단한 기록들을 거머쥐었다.

하지만 지난해 국내 엘리트 선수들이 세운 기록을 보면 실망감을 감출 수 없다. 현재 세계 신기록은 2023년 시카고 마라톤에서 켈빈 킵툼이 세운 2시간 00분 35초다. 현재 국내 엘리트 선수들 중 가장 좋은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는 박민호(25·코오롱)다. 2023 서울마라톤 겸 동아마라톤에서 2시간 10분 13초의 개인 최고기록을 세웠다. 세계 신기록은 날마다 빨라지는데, 대한민국 기록은 후퇴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한민국 러닝 열풍이 뜨거운 요즘, 한국마라톤의 대중화에 마냥 축배를 들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올림픽 마라톤 금메달 보유국이자 1984년 LA 올림픽부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10회 연속 꾸준히 참가하던 한국 마라톤이 정체되었기 때문이다.

지난 파리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한 것을 시작으로, 앞으로도 기록 경신이 없는 한 암담한 현실이 예상된다. 그렇기 때문에 한국 마라톤의 정체를 깰 ‘영웅’이 절실한 상황이다.

올해는 한국마라톤이 한국 신기록을 넘어 세계 신기록에 가까이 나아가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김원식 마라톤 해설가·전남 함평중 교사]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많이 본 뉴스

쇼!이슈

마니아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