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우리나라 프로복싱에서 한국챔피언, 동양챔피언, 세계챔피언 등 수많은 챔피언을 배출했다. 배고프고 못살던 시절, 프로복싱 챔피언은 스포츠를 좋아하던 이들이 바라던 선망의 자리였다. 1974년 남아공 더반에서 WBA 밴텀급 챔피언인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아널드 테일러를 심판전원 일치 판정으로 꺾은 홍수환은 경기 직후 “엄마 나 챔피언 먹었어.” “그래, 대한국민 만세다!”라고 했던 모자간의 통화는 지금도 회자될 정도로 유명하다.
챔피언이라는 말은 우승자, 선수권 보유자라는 뜻을 가진 외래어로 국어사전에 올랐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Champion’은 ‘검투사(gladiator)’나 ‘전사(fighter)’을 뜻하는 라틴어 ‘Campionem’이 어원이다. 이 말은 군인들이 군사훈련을 하는 들판을 가리키는 ‘Campus’에서 유래됐다. 현재도 프랑스어로 ‘Champ’는 장소를 뜻하는 말이다. 프랑스 파리에서 가장 번화가인 샹젤리제는 프랑스어로 ‘Champs Elysees’라고 표기한다. 극락의 장소라는 뜻이다. (본 코너 920회 ‘테니스에서 왜 ‘챔피언십(championship)’이라고 말할까‘ 참조)
영어에서 ‘Champion’은 11세기부터 사용됐으며, 1865년 영국 런던에서 복싱 경기룰인 ‘퀸즈베리 후작룰’이 공포된 후 복싱에서 이 말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헀던 것으로 전해진다.
운동에 능하다는 의미인 일본식 한자어 ‘선수(選手)’는 ’Champion’을 번역한 말이다. 영어 원어가 들판에서 훈련하는 전사(戰士)의 의미를 갖고 있어 스포츠에 참가하는 선수라는 말로 대체한 것이다. (본 코너 14회 ‘‘선수(選手)’에 ‘손 수(手)’자가 들어간 까닭은‘ 참조)
우리나라 언론은 1960년대부터 챔피언이라는 말을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경향신문 1962년 1월23일자 ‘타이거選手(선수) TKO勝(승) 큐바「페 」君(군)과의10回戰(회전)서’ 기사에서 ‘영연방의 미들급 권투 챔피언인 나이지리아의 딕 타이거는 10회전의 6회에서 큐바의 프로렌티노 페르난데즈를 TKO로 물리쳤다’고 전했다.
챔피언이라는 말은 현재는 일련의 대회 등에서 우승을 사람이나 팀을 지칭할 때 일반적으로 쓴다. 축구, 야구, 농구, 배구 등 프로스포츠에서 1년 동안 프로리그를 가져 우승한 팀을 ‘챔피언’이라고 부른다. 모금이나 기금을 많이 낸 사람을 ‘모금 챔피언’, ‘기금 챔피언’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영어권에선 남성 이름으로 ‘챔피언’을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 세계적인 보컬 그룹 ‘퀸’은 챔피언을 소재로 한 대표곡 ‘We Are The Champion’을 남겼으며, 한국의 가수 사이는 ‘챔피언’이라는 제목을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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