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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284] 레슬링에서 왜 ‘클린치(Clinch)‘라고 말할까

2024-12-06 10:04

올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에서 두 선수가 클린치를 하는 모습. [국제레슬링연맹 홈페이지 캡처]
올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에서 두 선수가 클린치를 하는 모습. [국제레슬링연맹 홈페이지 캡처]
레슬링, 복싱 등 격투기 종목에서 상대편의 공격을 막기위해 껴안는 뜻을 갖는 ‘클린치(Clinch)’는 국어사전에도 오른 외래어이다. 영어로 ‘Clinch’라고 쓰며, 영어발음을 소리나는대로 한글로 옮긴 말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Clinch’는 단단히 고정한다는 의미인 고대 영어 ‘Clench’가 변형됐다. 현재와 같은 스포츠 용어로 쓰인 것은 1860년 복싱서부터 비롯됐다. 미국 야구 용어에서 쓰는 ‘Clinch’는 최종 팀 순위에서 결정적으로 특별한 위치를 결정하는 것이거나, 선수가 출전 선수명단이나 팀 로스터에 자리를 잡는 것을 의미한다고 미국 폴딕슨 야구사전은 설명한다.

우리나라 언론에선 1960년대부터 이 말이 스포츠면에서 등장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1963년 2월4일자 경향신문 ‘10回戰(회전)끝에無勝負(무승부) 강부용對(대)도라따니’ 기사는 ‘한국과 일본 양 선수가 클린치 없는 타격전을 벌여 관객들이 신사는 경기를 볼 수 있었다’고 보도했다.

격투기에서 클린치는 일종의 방어 기술이다. 상대방 공격을 클린치를 해서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격투기 종목에 따라 클린치 상태를 보는 관점은 달라진다. 레슬링에서 일반적으로 서로 맞잡은 모든 상황을 클린치라고 일컫는다. 팔을 겨드랑이에 파지 않더라도 서로 손을 맞잡거나 목을 붙잡고 있어도 클린치라고 한다. 레슬링에선 클린치는 붙잡기라는 의미인 홀드(Hold)와 같은 용도로 쓰인다. (본 코너 1273회 ‘레슬링에서 왜 ‘홀드(Hold)’라고 말할까‘ 참조)

레슬링에서 클린치는 상대 선수의 두 어깨를 바닥에 눌러 약 0.5초에서 1~2초간 움직이지 못하게 제압하기 위해 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를 2초 이상 꼼짝 못하게 누르는 것을 폴이라고 하는데, 폴이 선언되면 폴을 따낸 선수의 승리로 경기가 즉시 끝난다. (본 코너 1265회 ‘레슬링에서 왜 ‘폴(Fall)’이라고 말할까‘ 참조) 두 선수간 점수가 그레코로만에서는 8점 차이, 자유형에서는 10점 차이가 나는 경우에도 '테크니컬 폴'로 인한 우세승으로 경기가 끝난다. 또한 네 번의 경고를 받는 경우에도 반칙패로 상대 선수의 승리로 경기가 끝난다. 레슬링에서 상대를 제압하기 위해선 클린치가 오히려 적극적인 공격기술로 활용될 수 있는 것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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