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체(裸體)’는 원래 일본식 한자어이다. ‘벌거벗을 나(裸)’와 ‘몸 체(體)’자가 합성된 ‘나체’는 순한글로 ‘알몸’이라고 말한다. 나체는 원래 영어 ‘Nude’를 번역한 것이다. 속옷류를 포함해 일체의 옷을 입지 않은 상태를 ‘전라(全裸)’라고 말하는데, 영어 ‘올 누드(All Nude)’를 옮긴 말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Nude’의 어원은 라틴어 ‘Nudus’에서 유래했다. 1530년대 법률용어로 ‘증명되지 않은, 지원되지 않은’이라는 뜻으로 쓰였으며, 1601년대부터 옷을 입지 않은 의미로 사용됐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본의 영향으로 일제강점기 때부터 ‘나체’라는 말을 썼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동아일보 1920년 4월15일자 ‘愛蘭問題(애난문제)의由來(유래) (七(칠)’ 기사에 ‘나체’라는 단어가 등장한다. ‘애란(愛蘭)’은 아일랜드를 뜻하는 일본식 한자어인데, 이 기사에서 영국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를 ‘나체(裸體)의 걸인(乞人)’이라고 표현했다.
고대 올림픽 시대에는, 올림픽 행사가 신을 위한 축제라는 측면이 강했기 때문에 남자들만 허용되는 경기에 알몸으로 출전했다. 또 부정 방지를 위해 옷 착용이 금지된 것도 나체로 경기를 한 이유이기도 했다. 고대 그리스에서 단련된 남성의 알몸은 당시의 미의식에 따라 적극적으로 과시됐다. 이에 반해 여성의 알몸은 옷으로 숨겨야 한다는 금기가 있었다.
레슬링은 인간의 가장 본능적이고 원초적인 싸움 방식인 몸싸움에서 비롯돼 고대 시대부터 중요시 됐다. 고대 그리스 문학가 호메로스는 기원전 13세기와 12세기 트로이 전쟁을 이야기하는 대표작 ‘일리아스’에서 레슬링을 신을 위한 제례행위로 했다고 언급했다. 신전이 있는 올림피아에서 4년마다 한번씩 열린 고대 올림픽에서 우승한 이에게는 인물 조각상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신과 같은 몸을 지녔다는 의미였던 것이다. 당시 조각상은 신을 묘사할 때만 허용됐다. 따라서 고대 올림픽에서 우승한 레슬링 선수는 신에 못지않은 최고의 대우를 받은 셈이다. (본 코너 1261회 ‘왜 ‘레슬링’이라 말할까‘, 1263회 '레슬링에서 왜 ‘그레코로만형’이라 말할까' 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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