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쩍 추워진 날씨에 외투를 여미며 움츠러드는 가운데, 대한민국 ‘러닝 열풍’은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지난 24일, YMCA 마라톤 대회가 열렸다. 평소 자동차로 붐비던 세종대로와 청계천로 등 서울 도심을 달리는 코스에 만여 명의 마라토너가 모였다.무엇보다 서울 시민들의 의식 수준이 빛난 대회였다. 교통 통제로 인해 시민, 상인들이 불편을 겪었음에도 달리는 이들을 위해 한마음으로 응원하는 모습이 열기를 더욱 따뜻하게 만들었다.
마라톤은 레이스 중에 타인의 도움을 받으면 실격이 된다. 그러나 타인의 도움 없이는 결코 완주할 수 없는 것이 마라톤이다. 자원봉사자, 진행요원, 교통경찰관, 의료진, 관계자, 페이스메이커, 레이스패트롤(안전요원), 사회자, 응원하는 시민들이 함께 해야 비로소 대회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달리는 선수뿐만 아니라 대회의 이모저모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달려야 누군가 마라톤을 완주하는 것이, 꼭 우리 인생과 닮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