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LG가 마무리 캠프를 차린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김현종은 "오전에 타격 훈련하고, 점심 먹고 저녁 먹기 전까지 공을 치고, 다시 야간에 타격 훈련을 한다"며 "오전 8시에 일어나서 늦어도 오후 11시에는 잠든다. 예전에는 '눈 감으면 잠들고, 눈 뜨면 아침'이란 말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는 어떤 느낌인지 안다. 신기하다"고 말했다.
매일 7시간 동안, 공 1천개를 치는 높은 훈련 강도에 김현종은 녹초가 된다.
하지만, 김현종은 "지옥이라고 느끼지는 않았다"고 했다.
올해 2라운드 전체 18순위로 LG에 지명된 김현종은 입단 첫해에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범타로 물러나고, 타구를 잡지 못한 순간들이 김현종에게는 지옥이었다.
김현종은 "2024시즌에는 아쉬움만 남았다. 만족한 순간이 한 번도 없었다"며 "성격이 예민해서, 실수를 한 날에는 음식을 많이 먹지 못했다. 시즌 시작 때보다 몸무게가 10㎏ 줄었다"고 곱씹었다.
고교 시절 공·수·주가 모두 능한 외야수로 평가받은 김현종은 올해 2월 LG 스프링캠프에서도 재능을 발휘했다.
하지만, 정작 첫 시즌이 개막한 뒤에는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김현종의 1군 성적은 타율 0.200(15타수 3안타), 2타점, 2군 성적은 타율 0.253(166타수 42안타), 3홈런, 32타점, 13도루다.
김현종은 "2군에서 경기하는 것도, 1군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보는 것도 모두 내게 도움이 됐다. 많이 배웠다"고 말하면서도 "내가 얼마나 부족한지 확인했다. 매일 경기할만한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 공·수·주 모두 자신 있다고 생각했는데, 제대로 한 게 없었다"고 곱씹었다.
그는 "수비만 예로 들어도, 고교 시절에는 타구 속도가 느려서 공의 방향을 확인한 뒤에 뛰어가도 잡을 수 있었다"며 "프로에 오니 잠시 주춤해도 내가 공을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타구 속력이 빨랐다. 아예 다른 수준의 야구를 해야 하는데, 나는 충분히 준비된 상태가 아니었다"고 자책하기도 했다.
하지만, LG는 여전히 다재다능한 김현종을 외야 유망주로 꼽는다.
김현종은 깊은 고민 속에서도 박해민 등 LG 선배 외야수들의 조언을 구하며 성장하고 있다.
자신을 냉정한 눈으로 보는 건, 도약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김현종은 "마무리 캠프에서 훈련하며 배트 스피드 등이 좋아지는 걸 느꼈다"며 "24일에 마무리 캠프가 끝나지만, 개인 훈련을 열심히 하며 다음 시즌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현종과 함께 인천고를 졸업하고, 올해 KBO리그에 뛰어든 투수 김택연(두산 베어스)은 3승 2패, 19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 2.08을 올려 유력한 신인왕 후보로 부상했다.
김현종은 "김택연은 고교 때도 잘했고, 프로에 와서도 잘한다. 정말 보기 좋다"고 고교 동창을 축하했다.
하지만, 승리욕은 친구를 향해서도 줄지 않는다.
김현종은 "실전에서 김택연과 투타 대결을 하면, 공격할 자신은 있다"고 다부지게 말했다.
물론 자신이 더 노력해야 '두산 마무리' 김택연과의 맞대결 가능성이 커지는 것도 잘 알고 있다.
김현종은 "올해보다는 무조건 잘해야 한다. 열심히 노력해서, 내년에는 1군 경기에 자주 출전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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