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이급(Flyweight)’, ‘헤비급(Heavyweight)’, ‘미들급(Middleweight)’ 등은 단어만으로도 의미를 쉽게 알 수 있다. 하지만 체급 중 하나인 ‘밴텀급(Bantamweight)’은 정확한 의미를 모르는 이들이 많다. (본 코너 1268회 ‘레슬링에서 왜 ‘주니어 플라이급’이라 말할까‘ 참조)
영어어원사전에 따르면 ‘Bantamweight’는 원래 인도네시아 자바어 ‘Bantam’에서 유래했다. ‘Bantam’은 인도네시아 정치, 경제 중심지인 자바섬의 서부 항구 이름이다. 1789년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자바섬의 ‘Bantam’은 먼 바다를 항해하는 선원들에게 영양분을 공급하기 위한 가금류의 하나로 이 지역에서 나는 작지만 사나운 닭을 항구 이름을 따서 부른 이름이기도 하다. 1837년 작은 사람이라는 의미로 이 말이 쓰였으며, 1884년부터 복싱 경량급을 지칭하는 의미로 사용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밴텀급이라는 말은 레슬링, 복싱 등에서 이미 일제강점기때부터 사용했다. 동아일보 1934년 4월11일자 ‘朝鮮(조선)의金(김),朴兩選手(박양선수) 極東(극동)올림픽拳鬪(권투)에’ 기사는 ‘빤탐급의 김창엽(金昌燁)과 페더급의 박용진(朴龍辰)군이 승리해 오월 필립핀에서 열리는 십회극동올림픽에 출전하게됐지만 플라이급의 김유창(金裕昌)군은 판정으로 석패해 출전하지 못하게됐다’고 전했다. 당시는 밴텀급이 아닌 빤탐급이라고 불렀다.
밴텀급은 레슬링, 역도에서는 페더급과 플라이급 사이 체급을 말한다. 복싱에선 플라이급과 주니어 페더급 사이 체급을 의미한다. 레슬링에서 밴텀급은 남자 55kg급, 여자 53kg급으로 각각 구분한다. 복싱은 115파운드(52.2kg) 이상에서 118파운드(53.5kg)까지이다. 킥복싱에서 일반적으로 53~55킬로그램(117~121파운드)이며, MMA에선 126~135파운드(57.2~61.2kg)이다.
우리나라 레슬링 밴텀급에서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로는 1992년 그레코로만형에서 우승을 차지한 안한봉을 꼽을 수 있다. 안한봉은 57kg급에서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한 이후 2004년과 2008년, 2012년 올림픽 국가대표팀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감독을 지냈고, 2004년부터 현재까지 삼성생명 레슬링단 감독을 맡고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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