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조선왕조실록을 검색하면 ‘도복’이라는 단어가 원문 4회, 국역 2회 등장한다. 성종실록, 선조실록 등에서 나오는 것으로 미뤄 우리나라에서도 오래전부터 써왔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언론에서 ‘도복’이라는 말을 사용한 것은 일제강점기 시절 유도에서부터였다. 조선일보 1933년 5월20일자 ‘연전주최(延專主催)·본사후원(本社後援) 전조선중등유도대회(全朝鮮中等柔道大會)’기사는 ‘선수입장식(選手入塲式) 대회 당일 하오일(大會當日下午一) 시사십분(時四十分)에 본대회임원(本大會任員)의 인솔(引率)로 선수(選手)(도복착용(道服着用))입장식(入塲式)을 거(擧) 행(行)함’이라며 대회 참가 선수들이 ‘도복’을 입고 입장할 것을 전했다.
원래 도복은 중국 도교의 도사가 입는 옷이었다. 소매 폭이 넓고 옷깃을 교대로 거듭해 띠로 묶었다. 삼베 또는 갈대로 만들어졌으며, 색은 흰색을 최상으로 하고 옷길, 소맷부리, 옷자락 등에 검은색을 붙였다. 도복은 또 승려의 별명으로 여겨진 때도 있었다. (본 코너 575회 ‘왜 ‘도복(道服)’을 입을까‘ 참조)
유도 도복은 영어로 일본어의 영향으로 ‘Judogi(柔道衣)’라고 말한다. 일본어 발음을 그대로 옮긴 것이다. 하지만 국제 공용으로는 ‘uniform’이라는 말을 더 많이 쓴다. ‘uniform’은 라틴어 ‘uniforme’에서 유래했으며 중세 프랑스어 ‘unifotme’를 거쳐 영어로 넘어왔다. 하나라는 의미의 접두어 ‘uni’와 형태라는 의미의 명사 ‘form’이 합성된 ‘uniform’은 하나로 통일된 옷이라는 뜻이다.
일본 전통 무술들은 애초에 별도의 도복이 없었다. 평상복이나 전투 때 입는 전투복 등을 입고 수련을 했다. 전투와 생존을 위한 무술들이 스포츠화되면서 전투 복장을 간략화하는 복장이 도복으로 등장했다. 일반적인 도복은 일본 전국시대 지배층인 사무라이들이 입는 겉옷(하오리, 羽織)을 모방하는 형태로 만들어졌다.
유도 도복은 매우 질기며, 깃이 두꺼워 잡기 편하고 옷이 찢어지지 않게 되어있다. 이는 발차기와 기동성을 위해 얇고 가볍게 만들어 진 태권도 도복과 구별된다.
근대화가 동양보다 먼저 이루어졌던 서구의 경우에는 올림픽 등 대규모 스포츠 경기가 생겨나면서 소속을 나타내고 활동하기에 편한 선수복 등을 사용하였다. 펜싱 같은 종목은 칼을 쓰는 특성상 몸보호를 위해 특정 복장을 활용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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