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승점을 앞에 두고도 마치 100m 경주를 하듯 마지막 스퍼트를 내며 사투 끝에 1위를 차지한 사람은 바로 동양에서 온 손기정 선수였다! 2시간 29분 19초 2, 세계 신기록을 갈아치우고, 이어서 남승룡 선수가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민족의 설움이 가득했던 암흑기에 꺼지지 않는 불꽃으로 대한민국의 심장을 뜨겁게 한 그들은 그야말로 ‘영웅’이었다.
지난 24일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손기정, 남승룡 선수에 대한 문제가 거론되었다. 올림픽 IOC 홈페이지에 두 선수가 지금까지 일본 국적으로 표기되어 있기 때문이다. 손기정 선수는 일본 국적의 '키테이 손(Kitei Son)'으로, 남승룡 선수는 일본 국적의 '쇼류 난(Shoryu Nan)'. 참으로 통탄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두 선수는 스포츠인에게 최고 영예인 올림픽 무대에서 메달을 따고도 태극기가 아닌 일장기를 달고 시상대에 올라 기쁨을 만끽하기도 전에 비참함을 먼저 느껴야 했다. 그런데 역사가 아직도 그들을 뼈 아픈 이름으로 기억한다면, 슬픔을 잊은 것이다. 하루빨리 자랑스러운 우리 두 선수의 역사를 대한민국 땅으로 귀환하고, 이름을 돌려놓아야 할 것이다.
[김원식 마라톤 해설가·전남 함평중 교사]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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