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 유도를 신성시하며 유도를 한때 일본 정신인 ‘야마토다마시(大和魂)’의 표본으로 삼았다. 야마토다마시이는 직역하면 '야마토의 혼'이다. 즉, 야마토 민족의 고유의 정신을 의미한다. 보통 다른 민족, 다른 국가들과 비교할 때 야마토는 일본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인데, 일본 문화, 정신, 사상 등을 의미한다.
인터넷 백과사전 나무위키에 따르면 야마토다마시라는 개념은 오래전부터 사용됐다. 현재 기록으로 남겨진 것은 일본 헤이안 시대(794-1192년) 문학이자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장문 소설인 ‘겐지모노가타리(源氏物語)’에 처음 등장했다고한다. 야마토다마시는 메이지 시대 서구 문명 수입에 반대하던 '국수주의'자들에 의해 강조되기 시작했다. 1904년 러일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은 야마토다마시를 천황과 국가에 대한 무조건적인 충성 등 전체주의적 사상을 정당화하는 데 악용했다.
제국주의 일본은 1931년 야마토다마시와 사무라이 정신을 장려하기 위해 학교에서 유도 수련을 의무화했다. 유도는 서양 스포츠를 대체하는 전통의 일본 스포츠로 집중 육성됐다. 일본은 1940년 도쿄올림픽을 유치하면서 유도를 정식종목으로 채택하려했지만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하면서 도쿄올림픽이 취소되는 바람에 이를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결국 유도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은 1964년 도쿄올림픽에서 성사됐다. (본 코너 1237회 '유도와 일본 ‘무사도’는 어떤 관련이 있을까' 참조)
제2차세계대전에서 패한 일본에선 1945년 10월 맥아더 점령 사령부의 지시로 중고교와 대학에서 유도 등 무술 교육이 정식 교과목에서 제외됐다. 하지만 사립학교와 일본 유도의 산실 코도칸에선 유도가 명맥을 이어갔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경향신문 1986년 10월3일자 ‘신문고’란에 ‘일(日) 유도 아성(牙城), 한국세에 초토화(焦土化), 「화랑정신」이 「야마토다마시」에 한판승’이라고 전했다. 1986년 서울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유도가 종주국 일본 유도를 압도하며 선전하자 한국의 고유 정신인 ‘화랑정신’이 일본 ‘야마토다마시’를 눌렀다는 비유적인 내용이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저작권자 © 마니아타임즈,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