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츠 감독은 지난 19일(한국시간) 오타니 쇼헤이가 1회 초, 무사 2, 3루에서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유격수 쪽 땅볼을 쳤을 때 홈으로 쇄도하지 않고 3루에 머문 것에 대해 "오타니가 뇌경련을 일으킨 것 같다"라고 TV 중계 중 말했다.
다저스는 1사 2, 3루의 기회를 계속 이어갔다. 그러나 후속타 불발로 선취점을 올리지 못했다.
메츠는 1회 말 다저스 선발 투수 잭 플래허티를 두들겨 3점을 뽑은 데 이어 3회에는 5점을 추가, 일찌감치 승부를 결정지었다.
로버츠 감독은 선취점을 올리지 못헀기 때문에 모멘텀이 메츠로 넘어갔다고 여겼다. 그는 경기 후에도 오타니의 주루 플레이를 비판했다.
감독이 아쉬움을 표시할 수는 있어도 자기 팀 선수의 '실수'를 공개적으로 두 차례나 지적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로버츠는 지금 경질 위기에 몰려있다. 다저스가 월드시리즈에 진출하지 못할 시 자리 보존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날 경기를 이겼으면 월드시리즈행이 확정될 수 있었는데, 패하는바람에 경기를 더 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선발 투수진이 두텁지 못한 다저스로서는 시리즈를 오래 끌수록 불리하다.
로버츠 감독이 오타니에 입에 담아서는 안 될 말을 한 배경이다.
그렇다고 해도 공헌도 높은 오타니를 강도 높게 비판한 것은 감독답지 못한 행동이다.
로버츠 감독은 과거 월드시리즈에서 잘못된 판단으로 경기를 그르친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그는 살아남았고 지금까지 다저스 감독을 하고 있다.
사실 다저스는 오타니, 야마모토 요시노부, 타일러 글래스나우 등 10억 달러 이상을 투자했음에도 지난해보다 못한 성적을 기록했다. 지구 1위는 시즌 막판에 가까스로 확정지었다. 오타니는 50-50을 달성하면서 다저스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큰 몫을 했다.
그런 오타니를 '뇌정지' 운운하며 비판한 것이다. 그렇다면 12점이나 내준 투수진은 뭔가? 오타니의 '실수' 때문에 12점을 허용한 것인가?
로버츠 감독의 '망언'에 오타니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성질 있는 스타였다면 즉각 반발했을 것이다.
로버츠 감독의 발언이 오타니의 향후 경기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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