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는 일본식 한자어이다. 맞붙어 치고 받는다는 ‘격투(格鬪)’와 재주를 의미하는 ‘기(技)’의 합성어이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에서 ‘격투기’라는 말이 전혀 검색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에는 일본의 영향으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언론은 1950년대부터 격투기라는 말을 스포츠 용어로 사용하기 시작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55년 6월14일자 ‘유도(柔道)의 정신(精神)(상(上))’이라는 칼럼 기사에서 ‘유도(柔道)의 연원(淵源)인 격투기(格鬪技)는 어느나라 어느민족(民族)을 막론(莫論)하고 예(고대(古代))로 부터현재(現在)에이르기까지 문화(文化)의고저(高低) 지리적조건등(地理的條件等)을 초월(超越)하여 성행(盛行)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일찍이 유도, 가라테, 검도, 합기도 등 일본에서 생긴 종목 들을 격투기라고 불렀다. 비슷한 용어인 ‘무술(武術)’은 격투기의 상위 개념으로 썼다. 모든 격투기는 무술로 분류했다. 검도, 펜싱 같은 검술 종목은 무술이자 1대1로 싸우는 격투기에 해당한다. 국궁, 양궁 등 궁술은 무술 범주에는 포함되지만 격투기는 아니다. 각자 과녁에 화살을 쏘며 경쟁하는 종목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현재 격투기라고 하면 ‘종합격투기(MMA, Mixed Martial Arts)’만을 가리키는 뜻으로 쓰는 경우가 많다. 원래 종합격투기는 포르투갈어로 무엇이든을 뜻하는 ‘발레 투두(Vale Tudo)’가 기원이다.
세계의 각종 격투기는 대부분 문화적, 특히 종교적인 의미를 띠는 경우가 많다. 예를들어 한국 씨름, 일본 스모, 중국 쿵푸, 태국 무예타이 등은 각기 서로 다른 사회적, 문화적 특색을 갖고 있다.
일본에서 만든 유도도 일본의 독특한 지형에서 나왔다. 1882년 가노 지고로가 일본 전통 유술을 한데 묶어 만든 유도는 사무라이들이 쓰는 사람을 죽이는 기술을 버리고 심신을 단련하는 기술을 토대로 스포츠로 전환시켰다. (본 코너 1231회 ‘왜 ‘유도(柔道)’라고 말할까‘, 1232회 ’가노 지고로(嘉納治五郎)는 왜 ‘일본 유도의 아버지’로 불리나‘ 참조)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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