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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233] 일본 유도의 총본산을 왜 ‘강도관(講道館)’이라 말할까

2024-10-12 06:01

일본 도쿄에 있는 강도관 내부 모습.
일본 도쿄에 있는 강도관 내부 모습.
일본 유도를 상징하는 도장은 강도관(講道館) 이다. 우리나라 태권도의 국기원같은 곳이다. 강도관은 일본 유도의 아버지로 불리는 가노 지고로((嘉納治五郎)가 처음 설립했다. 가노는 1882년 일본의 여러 전통 유술을 기초로 유도(柔道)’라는 이름을 붙여 도쿄에 강도관를 세워 문하생을 가르쳤다. 다다미 12장을 깔고 몇몇 제자들과 함께 강도관을 이끌었다. 강도관이라는 말은 익힐 강()’, ‘길 도(), ’객사 관()‘자를 써서 사람의 길을 강구하는 장소라는 뜻이다. 가노는 일본에서 오래전부터 수많은 사람들이 연구를 거듭하며 발전시켜 온 전통 무예를 바탕으로 한유술(柔術)을 새롭게 만들어 꾀 술()‘ 대신 ()‘로 이름을 바꿔 유도(柔道)‘라는 말을 만들고, 이를 교육하는 장소를 강도관이라고 지었던 것이다. (본 코너 1231유도(柔道)’라고 말할까‘, 1232가노 지고로(嘉納治五郎)는 왜 일본 유도의 아버지로 불리나참조)

유도의 정식 명칭은 원래 ‘일본전(日本傳) 강도관 유도’였다. ‘일본전(日本傳)’이라는 말은 일본이 만들었다는 의미인데, 줄여서 ‘강도관 유도’라고 했다가 더욱 간략화해 ‘유도’라고 불렀다. 한때 국제 유도연맹의 규약 제1조에 ‘고로 지고로 사범에 의해 창설된 것을 유도라고 인정한다’라고 쓰여져 있다.

세계 유도인들은 “강도관을 바티칸과 닮았다”고 말한다. 가톨릭 교회의 총본산인 바티칸과 같이 강도관이 세계 유도의 총본산이라는 의미이다. 강도관은 일본 유도를 세계에 보급하는 교육연구기관이다. 유도 기술과 명칭을 만들고 교육하는 임무를 맡는다. 전세계 유도인들은 강도관에 모여 연습을 하거나 교류한다.

강도관에서 ‘도’를 강조하는 것은 유도가 상대를 쓰러뜨리는 단순한 기술뿐만 아니라 교육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유도는 심신의 힘을 가장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길이다. 그렇게 해서 부디 자신을 완성하고 세상을 유익하게 하는게 유도 수행의 궁극적 목적이다’는 가노 사범의 가르침이 담겨있다고 한다. 유도 수행을 통해 인격형성을 도모하고 세상을 위해 길이 되라는 것이다.

 강도관에 있는 설립자 가노 지고로 동상.
강도관에 있는 설립자 가노 지고로 동상.


가노는 강도관 설립 후 1889년 ‘유도는 좋은 것이니까 세계에 퍼뜨리자’라는 생각으로 유럽 국가에 유도 보급 활동에 나섰다. 가노가 1909년 아시아인으로서는 최초로 쿠베르댕 남작에 의해 IOC 위원이 된 것은 ‘스포츠를 통해 심신을 향상시키고 문화·국적 등 다양한 차이를 극복하고 우정, 연대감, 페어플레이 정신으로 평화롭고 더 나은 세계 실현에 공헌하는 것’이라는 올림픽 정신과 유도 정신과 맞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노는 평생 ‘스포츠는 교육’이라는 철학을 갖고 활동하며 일본체육협회를 만들고 1912년 스톡홀름 올림픽 일본 선수단장을 맡기도 했다. 가노는 1938년 77세로 타계할 때까지 강도관 관장을 맡았다. 5대 강도관 관장은 가노가문이 아닌 사람으로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우에마루 하루키가 맡은바 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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