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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225] 왜 ‘50m 소총 3자세’ 라고 말할까

2024-10-03 07:34

1990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 당시 이은철의 모습. (자료사진=www.tanner-sportwaffen.ch)
1990년 모스크바 세계선수권 당시 이은철의 모습. (자료사진=www.tanner-sportwaffen.ch)
1990년 8월 모스크바 세계사격선수권대회에서 ‘명사수’ 이은철이 한국 사격사상 처음으로 세계사격선수권대회 2관왕에 오르는 쾌거를 이룩했다. 이은철(李垠澈)은 제45회세계사격선수권대회 남자소구경소총3자세 입사(무릎쏴)서 3백87점을쏴 한국사격에 첫금메달을 안겨준 후 3자세 결선합계서도 1천2백67·8점으로 2위인 로버트(미국)를 3점차로 제치고 또 하나의 금메달을 추가했다. 올림픽에 버금가는 권위를 지닌 세계선수권대회서 한국이 금메달을 획득하기는 처음이었다. 당시 한국은 1978년 서울세계사격선수권대회서 은메달 3개를 따낸것이 최고의 성과였다.

이은철은 2년뒤인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소구경소총 복사(엎드려쏴)에서 첫 올림픽 금메달을 획득했다. 이에 앞서 차영철이 1988년 서울 올림픽 같은 종목에서 한국 사격 사상 처음으로 올림픽 은메달을 차지했다. 북한은 올림픽에 처음 출전한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이호준이 똑같은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뒤 "원쑤의 심장을 겨누는 심정"이란 인터뷰를 남겨 한국 사회에 충격을 주기도 했다.

올림픽 사격에서 화약총 부분의 소총은 50m 사거리에서 남녀 모두 3자세로 승부를 가린다. 이를 ‘50m 소총 3자세’라고 부른다. 영어로는 ‘50m Rifle 3 Positions’이라고 말한다. (본 코너 1216회 ‘왜 ‘소총’이라 말할까‘, 1224회 ’소총 영어 명칭 ‘Rifle’을 ‘강선(腔線)’이라 말하는 이유‘ 참조) 우리나라에서 50m 소총 3자세라고 말한 것은 일본의 영향을 받아서였던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우리나라 언론은 1950년대부터 50m 소총 3자세라는 말을 썼다. 경향신문 1956년 4월3일자 ‘멜보른오림픽展望(전망 (完(완)) 射擊篇(사격편)’ 기사에서 이 말이 등장한다.

50m 소총 3자세는 무릎쏴(슬사, Kneeling), 서서쏴(입사, Standing), 엎드려쏴(복사, Prone)의 세 자세를 사용하여 50m거리에 있는 표적을 맞힌다. 남녀 구분없이 각 자세별로 20발(총 60발)을 사격한다. 한 경기당 3시간이므로 주로 오전에 경기가 잡혀 오전 내내 경기한다. 결선에서는 모든 자세로 각각 사격한다. 결선은 무릎쏴 5발씩 3회, 엎드려쏴 5발씩 3회, 서서쏴 5발씩 2번 사격 후 2명이 탈락하고 그 이후 한 발에 한 명씩 탈락하는 엘리미네이션 형식이다. 최후의 1인이 우승를 차지한다. 최하위를 탈락시켜야 할 시점에 동점이 되면 최하위 동점자들끼리 슛 오프를 해서 탈락자를 가려낸다. 슛오프의 결과는 공식 기록에 포함되지 않는다. 3자세 종목은 1952년 헬싱키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됐다. 엎드려쏴 종목은 단일 종목으로 올림픽에서 실시됐는데, 2020 도쿄올림픽때부터 폐지됐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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