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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224] 소총 영어 명칭 ‘Rifle’을 ‘강선(腔線)’이라 말하는 이유

2024-10-02 07:16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공기소총 금메달리스트 반효진의 조준 모습 [파리=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공기소총 금메달리스트 반효진의 조준 모습 [파리=연합뉴스]
소총을 영어로 라이플(Rifle)’라고 말한다. 총이나 포의 안쪽에 나선형으로 판 홈을 의미하는 강선(腔線)’도 소총과 같은 단어인 라이플이라고 부른다. 강선이라는 말은 속빌 강()’줄 선()’자를 써 속이 빈 공간에 줄을 냈다는 의미를 가진 한자어이다. 한국, 중국, 일본에서 모두 쓰는 말이다.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Rifle’는 독일어에 기원을 두고 있으며, 긁는다는 뜻을 가진 프랑스어 ‘Fifler’로 쓰이다가 영어로 넘어왔다. 초기에는 총 안쪽에 나선형을 가진 총을 의미하다가 소총 전반을 일컫는 말이 됐다. (본 코너 1216소총이라 말할까참조)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에 강선(腔線)’이라는 말이 검색되지 않는 것으로 보아 일본의 영향으로 일제강점기 때부터 이 말을 쓴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따르면 조선일보 1937127일자 火砲發達(화포발달)의一面(일면) 口徑增大(구경증대)과超長距離砲(초장거리포) (三(삼))’ 기사에 이 말이 등장한다.

나무위키에 따르면 강선의 기원은 불분명하다. 정확한 정론이 없어 여러 설이 존재한다. 원시적인 강선이 등장한 것은 대략 16세기 유럽의 총이었다. 이때 강선의 목적은 탄도 안정이 목적이 아니었다. 초기의 탄환은 총열과 구경이 같아 전장식의 경우엔 장전도 힘들었다. 금속 제련, 가공기술이 낮던 시기에는 높은 가스압력으로 총열이 폭발하는 경우도 있었기에 약간 큰 구경으로 만들어졌다. 이때 탄환이 다시 흘러나오는 것을 막기 위해 헝겊이나 종이를 끼웠는데, 이것이 쉽게 배출되게하기 위해 직선형 강선을 새겨넣은 것이 초기 강선의 목적이었다.

강선은 과학의 발전으로 유럽의 군사력 강화에 활용됐다. 영국의 동인도회사의 포병 장교로 활동했던 뛰어난 학자 벤자민 로빈스는 1742년에 발표한 ‘새로운 포격 원리(New principles of gunnery)’에서 뉴턴 역학과 미분, 보일의 법칙 등을 이용하여 발사체의 운동과 공기저항의 관계에 대해 정밀하게 탐구해, 갈릴레이가 제시했던 포물선이 공기저항과 바람 때문에 실제 환경에서는 틀렸다는 결론을 내린다.

강선이 있는 총열로 탄환이 발사되면 탄환이 나아갈 때 나선형 홈을 따라 회전하게 되면서 관성 모멘트에 의한 운동량을 갖는다. 스핀으로 인한 운동량을 가진 탄환은 주변의 공기 흐름과 바람에 덜 영향을 받는 안정된 탄도를 가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탄환이 무겁고 길수록 더 많은 회전을 주어야 탄도가 안정되기 때문에 구경이 클수록 강선이 감긴 수도 증가한다. 보통 소총은 4 ~ 6조 그중에서도 주로 6조 강선을 쓴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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