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다니엘 레비 회장은 독일로 직접 날아가 손흥민을 영입했다. 손흥민은 감격했고, 토드넘에 뼤를 묻겠다는 각오를 다졌을 것이다.
하지만 동상이몽이었다.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경력을 마치고 싶어했다. 타 팀들이 이적 타진이 있을 때마다 손흥민은 손사래를 쳤다. 토트넘보다 강한 팀들은 그저 군침만 흘렸다.
손흥민이 토트넘에서 안주하고 있을 때 레비 회장은 주판알을 튕기고 있었다. 써먹을만큼 써먹은 뒤 이적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었다.
레비 회장은 원래 그런 CEO였다. 클럽을 오로지 사업 목적으로만 운영했다. 그에게 '원 클럽 맨'이라는 개념은 처음부터 없었다. 오직 선수를 싸게 사서 키운 다음 실컫 써먹은 뒤 시장 가격보다 비싸게 파는 수법을 써왔다.
해리 케인은 이를 잘 알고 있었다. 그래서 그는 하루라도 빨리 토트넘을 떠나고 싶어했다. 케인은 레비 회장과 밀당을 한 끝에 독일로 도망치듯 날아갔다. 그곳에서 케인은 더 큰 용이 됐다.
손흥민은 그래도 토트넘에 충성하기로 결심했다.
그런 손흥민에게 레비 회장은 뒤통수를 쳤다. 돌아온 건 고작 1년짜리 연장 계약 조항 발동이었다.
토트넘 레전드가 되고 싶었던 손흥민은 씁쓸한 웃음만 지어야 했다.
그래도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행복했다. 10년 넘게 한 클럽에서 뛴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갖기에 충분하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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