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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205] 왜 ‘과녁’이라고 말할까

2024-09-12 07:25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김제덕이 표적을 향해 조준하는 모습.
2024 파리 올림픽 남자 양궁 단체전 금메달리스트 김제덕이 표적을 향해 조준하는 모습.
과녁은 목표나 표적을 가리키는 우리말이다. 사전적 정의는 활이나 총 따위를 쏠 때 목표로 삼는 물건을 뜻한다. 원래는 한자어 ‘관역(貫革)’에서 나온 말이다. ‘꿸 관(貫)’과 ‘가죽 혁(革)’자를 쓰는 관혁은 ‘표적(標的)‘과 의미가 같다. (본 코너 1185회 ’양궁을 왜 ‘표적 경기’라 말할까‘ 참조)

관혁은 활쏘기가 사냥에서 널리 이용되면서 천으로 만든 표적의 가장자리와 중앙에 사용자의 사회 계급에 따라 각각 다른 짐승의 가죽을 붙이고 이를 적중, 관통시켰던 고사(古事)에서 붙여진 명칭이다. 과녁은 관혁에서 음질이 변질된 것이다. 과녁은 짐승가죽을 구하기가 쉽지 않으면서 목판에 호랑이, 곰, 사슴 등의 그림을 덧씌워 만들기도 했다.

인터넷 조선왕조실록에 따르면 ‘관혁(貫革)’이라는 말은 원문으로 74회나 나오며, 과녁은 국혁으로 55회나 등장한다. 성종실록 17권, 성종 3년(1472년) 4월18일 ‘병조에서 무예 도시의 채점 기준을 건의하니 받아들이다’ 기사는 5번째 줄에서 ‘과녁[貫革]을 맞히면 20푼을 주고, 기사(騎射)와 기창(騎槍)은 한 번 맞힐 때마다 각각 5푼을 주고’라고 돼 있다.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과녁이라는 말은 일제강점기 때 우리나라 언론에서 썼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조선일보 1938년 2월23일자 ‘근대오종경기(近代五種競技)’ 기사는 ‘동경(東京)올림림픽대회(大會)에 근대오종경기(近代五種競技)를 행(行)하게되여 근대오종경기위원회(近代五種競技委員會)가조직(組織)되엿다 위원장(委員長)에는 대도우언씨(大島又彥氏)(마술(馬術))와 간사(幹事)에 야구원삼랑씨(野口源三郞氏)(육상(陸上))가 각각선출(各各選出)되는 동시(同時)에 기실현(其實現)을 기(期)하기로되엿다근대오종경기(近代五種競技)는 경기자(競技者)의 용기결심(勇氣决心) 과단(果斷) 다능(多能) 강력(强力) 내구력(耐久力)을시험(試驗)하고저 하는것으로 경기(競技)는다음과가튼 오종목(五種目)으로 나누여잇다 1,마술(馬術)=오천미단교경주(五千米斷郊競走) 2,검술(劍術) 3,사격(射擊)=이오미거리(二五米距離)에잇는 원(圓) 형(形)의적(的)(과녁)과 모의인체(模擬人體)를권(拳) 총(銃)(피스톨)으로써 사격(射擊)함 4,수영(水泳)=삼백미자유형(三百米自由型) 5,사천미단교경주(四千米斷郊競走) 최후(最後)의 승패(勝敗)는 각인(各人)의 각종목(各種目)의순위수(順位數)가 제일(第一)적은자(者)가우승(優勝)하기로되여잇다 만약동점(萬若同點)될때에는경주(競走) 수영(水泳) 사격(射擊) 검술(劍術) 마술(馬術)의순(順)으로 개개(個個)의 경기성적(競技成績)에 의(依)하야결정(决定)함’이라고 보도했다.

우리나라 언론은 1960년대 이후 국궁에서 과녁이라는 말을 쓰기 시작했고, 1970년대 이후 양궁, 사격 등서도 과녁이라는 말을 자주 썼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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