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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194] 양궁에서 왜 ‘불스아이(Bull‘s eye)’라고 말할까

2024-08-31 07:26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한국 김우진(왼쪽)과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의 경기 모습. [파리=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 양궁 남자 개인전 결승전에서 한국 김우진(왼쪽)과 미국의 브레이디 엘리슨의 경기 모습. [파리=연합뉴스]
양궁 선수들은 과녁을 쏠 때, 정중앙을 맞추는데 집중한다. 성공하면 영어로 ‘불스아이(Bull‘s eye)’라고 외칠 가능성이 많다. ‘황소의 눈’이라고 번역하는데, 이는 표적의 중심이라는 뜻이다. 울긋불긋한 과녁이 성난 황소의 눈을 닮았기에 이러한 표현으로 굳어진 것으로 보인다. 양궁에서 비슷한 뜻으로 ‘퍼펙트 골드('Perfect gold)’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본 코너 1182회 ‘왜 ‘퍼펙트 골드’라고 말할까‘ 참조)

영어용어사전에 따르면 ‘불스아이’라는 말의 기원은 불확실하다. 수백년 전 영국 궁수들이 작은 마을에서 교회 예배 후에 함께 모여 사격 기술을 연습하며 누가 가장 정확한 사수인 지를 가리기 위해 황소의 하얀 두 개골을 과녁으로 사용했다는 설이 있다. 이 말을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1880년대 영국 사격대회에서부터였다는 얘기도 있다. 표적 가운데에 있는 검은 원이 황소의 눈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여졌다고 한다. ‘불스아이’라고 불려졌던 5실링 동전처럼 표적이 보인다고 해서 만들어졌다는 설도 있다.
탁월한 실력을 보여주는 한국 양궁 대표선수들은 불스아이를 자주 명중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예전 올림픽에서 과녁 한 가운데에 카메라를 설치해 중계한 적이 있었는데, 한국 선수들이 불스아이를 기록하면서 카메라 렌즈를 명중시키는 일이 잦았다. 1996 애틀랜타 올림픽서는 여자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한국의 김경욱이 표적 한복판에 장치된 TV 중계카메라 렌즈를 명중시키는 묘기를 보임으로써 관중석을 가득 메운 현장의 관중뿐만 아니라 전세계 스포츠팬을 감탄시키며 양궁경기의 묘미를 보여줬다. 한국 양궁 선수들이 불스아이를 자주 기록하는 바람에 요즘 올림픽에선 카메라를 설치하지 않는다고 한다. 불스아이로 카메라 렌즈가 더 이상 망가지는 일은 없어졌다.

하지만 한국 남녀 양궁 선수들은 불스아이를 쏘는 것을 멈추지 않으며 세계 정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24 파리 올림픽에서 한국 남녀 양궁은 전체 걸린 금메달 5개를 모두 휩쓸며 세계 최강의 면모를 과시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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