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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193] 양궁에서 왜 ‘매치’와 ‘라운드’는 어떻게 다를까

2024-08-30 07:16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을 위해 한국에서 열린 한국 남녀 양궁 대표 선발전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2024 파리 올림픽 출전을 위해 한국에서 열린 한국 남녀 양궁 대표 선발전 모습. [연합뉴스 자료사진]
양궁에서 매치와 라운드는 경기라는 의미이다. 하지만 둘의 용도는 다르다. 원래 매치와 라운드는 경기 종목마다 구별해서 쓰는 경우가 많다. 매치는 복싱, 야구, 크리켓, 탁구, 테니스, 배드민턴과 같은 경쟁적인 스포츠 종목에서 쓰며, 라운드는 골프나 장애물 경주와 같이 일부 스포츠에서 코스를 한 바퀴돈다는 의미로 쓴다.

영어어원사전에 따르면 ‘Match’는 중세 영어 ‘Macche’ 고대 영어 ‘Mæċċa’에 뿌리를 두고 있다. 둘 다 서로 경쟁상대인 사람, 어울리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14세기 후반부터 다른 의미로 불을 붙이는 성냥이라는 의미로도 쓰였다. 영국 근대스포츠에선 서로 경쟁한다는 맥락에서 경기라는 단어로 썼다. 기사들 간의 개별 경기에서 출발한 여러 스포츠가 산업혁명이후 근대화를 통해 도시 학교, 공장 등으로 확산·전파되면서 각종 경기가 만연돼 경기를 의미하는 용어로 매치라는 말이 통용되게 된 것이다. (본 코너 1037회 ‘왜 탁구에서 ‘매치’라고 말할까‘ 참조)

영어용어사전 등에 따르면 원래 둥글다는 의미인 라운드는 1250년에서 1300년 사이 공식적인 문서에 처음 등장한다. 라틴어 ‘Rotundus’를 거쳐 고대 프랑스어 ‘Ront’에서 영어로 변형됐다. 미국 폴딕슨 야구용어사전에 의하면 라운드는 야구에서 이닝을 의미하는 말로 미국 야구 초창기인 1859년부터 쓰기 시작했다. 이 말은 권투에서 차용한 것이라고 이 사전은 설명한다. (본 코너 775회 ‘왜 '라운드(Round)'라고 말할까’ 참조)

현재는 라운드라는 단어를 가장 많이 쓰는 종목은 골프이다. 골프는 매 회 경기를 라운드라고 부른다. 대개 PGA나 LPGA는 4회 경기를 갖는 4라운드로 열린다. 때에 따라선 LPGA는 3라운드 경기를 갖기도 한다. 골프용어에서 영어 ‘Round’를 줄여 ‘R’로 표기하는 경우가 많다.

양궁에선 메달 결정전을 ‘메달 매치(Medal Match)’라고 말하듯, 매치는 대부분 단일 경기를 말할 때 사용한다. 하지만 라운드는 경기를 일반적으로 지칭할 때 쓰는 경우가 많다. 48강전, 24강전, 16강전, 8강전, 4강전 등을 가질 때, 라운드전이라고 한다. 올림픽이나 컴파운드에서 두 단어를 묶어서 ‘매치 라운드’라는 말을 쓰기도 한다. 매 라운드에서 1대1 대결이 이뤄진다는 의미이다. 양궁이 기록 경기서 대결 경기로 바뀜에 따라 등장한 말인 것이다.

양궁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서 1대1 대결방식의 올림픽파운드를 처음 실시할 때 4개 거리서의 싱글라운드를 벌였으나,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표적거리를 70m로 단일화하고 화살수도 144발서 72발로 대폭 줄이는 방식으로 공식 경기방법을 바꿨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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