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가 지난달 7일 홍 감독 선임을 발표한 뒤 한국 축구는 거센 풍파를 맞았다.
외국인 감독 선임을 바라는 팬들의 목소리가 컸던 가운데 홍 감독 선임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다는 문제 제기가 끊이질 않았다.
급기야 문화체육관광부는 홍 감독 선임 과정을 포함해 축구협회 운영에 부적절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겠다며 감사를 개시했다.
국회 문화관광위원회도 홍 감독과 정몽규 축구협회 회장 등을 증인으로 불러들여 질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표팀 출항도 하기 전에 신뢰를 많이 잃은 홍 감독이다.
이날 명단 발표 뒤 기자들과 문답하는 자리에서는 그가 선수들에게 신뢰를 주는 감독이 될 수 있을지 묻는 말이 나왔다.
홍 감독은 "(감사 등에 대해) 직접적으로 들은 이야기는 없다. 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자리는 아닌 것 같다"면서 "나 역시 (선수들에게) 신뢰를 줄 수 있을지 확신하지는 못하겠지만 신뢰를 주는 감독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안 좋은 여론에 둘러싸인 홍 감독이 선수들로부터도 신뢰를 얻지 못한다면, 대표팀을 정상적으로 지도하기는 매우 어려워질 터다.
홍 감독이 다소 불편할 수 있는 질문이 하나 더 나왔다.
중국 공안에 구금됐다가 무려 10개월 만에 풀려나 K리그 무대에 순조롭게 복귀 중인 전 국가대표 미드필더 손준호(수원FC)의 대표팀 복귀 가능성이 이번 명단 발표를 앞두고 축구계에서 거론됐다.
녹슬지 않은 기량으로 수원FC에서 주전으로 뛰는 손준호는 최근 득점포까지 가동했다.
그러나 홍 감독은 손준호를 선택하지 않았다.
홍 감독은 그 이유를 묻는 말에 "손준호는 계속 지켜보고 있지만…, 아직 (중국과 관련해) 뭔가 명확하게 돼 있지 않는 부분이 있었다. 물론 앞으로 우리가 중국축구협회 쪽이든 문의를 거쳐서 해야 할 부분인데 이와 관련된 리스크가 조금은 있었다"고 말했다.
손준호가 중국에서 정확히 어떤 혐의로 붙잡혔는지, 또 그를 풀어준 중국 사법당국의 판단 이유가 무엇인지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그를 국가대표로 뽑기에는 부담스러운 점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홍 감독이 사령탑에 있는 한, 손준호의 대표팀 복귀는 어려울 것임을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
축구협회 인사가 공식적인 자리에서 손준호의 '중국 사법 리스크'와 관련해 부정적인 언급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합뉴스
[이종균 마니아타임즈 기자 / ljk@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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