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올 시즌 베츠는 오타니와 선의의 경쟁을 했다. 출발도 좋았고 자신의 뒤에서 치는 오타니와의 시너지 효과도 만점이었다.
그런데 부상에서 돌아와보니 세상이 변해 있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베츠 대신 1번타자를 오타니에 계속 맡기기로 했다. 오타니는 베츠가 없는 동안 1번타자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했다.
베츠에게 1번타자는 그 자체로 '자존심'이다. 그 자존심에 상처가 나자 베츠는 매우 실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츠 감독은 베츠가 2번타자 유격수로 돌아온다고 밝혔다.
하지만, 베츠는 로버츠 감독에게 '역습'을 가했다. 유격수가 아닌 우익수를 맡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익수는 베츠의 주포지션이다. 올해부터 팀 사정으로 2루수를 맡기로 했으나 유격수 개빈 럭스가 수비에 문제점을 드러내자 급하게 유격수를 맡게 됐다.
개인보다는 팀을 먼저 생각하는 베츠는 불평없이 유격수를 맡았다.
로버츠 감독도 베츠가 유격수로 가기를 바랐다. 하지만 베츠가 태클을 것이다. 2번타자까지는 받아들이겠지만 자기 자리도 아닌 유격수를 맡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베츠는 표면적으로 럭스가 공격에서 잘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자신이 유격수를 맡을 이유가 없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로버츠 감독이 베츠에 1번타자를 계속 맡겼으면 베츠는 계속 유격수를 지켰을 것이다.
베츠도 이젠 오타니에 질질 끌려다니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낸 대목이다.
[강해영 마니아타임즈 기자/hae2023@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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