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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아 토막 리뷰] 리니지 라이크의 '비정상화의 정상화'는 이런 뜻인가

스마일게이트 '로드나인'

2024-07-23 17:29

'로드나인' 인게임 화면. 리니지 라이크라는 장르 문법으로 이해한다면 나쁘지 않은 게임이다. 단, 일반적인 게임 평가 기준으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게임이다.
'로드나인' 인게임 화면. 리니지 라이크라는 장르 문법으로 이해한다면 나쁘지 않은 게임이다. 단, 일반적인 게임 평가 기준으로는 상당히 부담스러운 게임이다.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


게임 유저라고 하면 항상 고민하게 되는 것이 바로 과연 이 게임이 재미있는 것일까 일 것입니다. 물론 이것저것 다 깔아놓고 소위 '찍먹' 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그러기엔 시간도 아깝고, 부담도 큽니다. 이에 마니아타임즈에서 대신 게임을 깔아보고, 실제로 어떤지 간접 체험해 드립니다. 이번 게임은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의 '로드나인' 입니다. [편집자 주]

'로드나인' 인게임 화면.
'로드나인' 인게임 화면.

지난 12일 출시한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의 MMORPG(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 '로드나인'(개발 엔엑스쓰리게임즈)이 여러 의미로 화제다.

참고로 스마일게이트 메가포트는 스마일게이트가 스마트폰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 설립한 모바일 게임 회사 팜플이 모체이며, 현재는 스마일게이트 홀딩스에 흡수합병돼 정확한 명칭은 스마일게이트 홀딩스 메가포트 지점이다. 따라서 '로드나인'은 스마일게이트 그룹에서 서비스하는 모바일게임으로 이해하면 된다.


우선 첫 번째로 이 게임이 스마일게이트 게열에서 서비스하는 게임이라는 것이다. 스마일게이트의 경우 MMORPG 유저들 사이에서 가장 평가가 좋은 게임 중 하나인 '로스트아크'를 서비스 하고 있기 때문에 '로드나인'이 로스트아크와 같이 다양한 콘텐츠로 게이머들의 희망사항을 잘 반영한, 소비자 지향적인 게임일 것이라는 기대가 나왔던 것이다.

특히 초대 디렉터를 맡았던 금강선 디렉터에 대한 민심이 아주 좋은데, 실제로 로스트아크는 2022년 2대 디렉터로 변경됐을 때 민심이 하락하자 다시 금강선 디렉터가 권한대행으로 복귀하며 민심을 다독이자, 다시 한 번 인기가 올라갈 정도여서 '빛강선'이라는 별명을 유저들이 붙여주기도 했다.

여기에 스마일게이트 측이 신작 발표회 프로모션에서 '비정상의 정상화'를 선언하고, 한 방송인이 "사실상 무료게임"이라고 언급하면서 기대치가 소위 '천장'을 찍었다. 그리고 출시 뒤 얼마 지나지 않은 19일, 구글플레이와 앱스토어에서 매출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며 '리니지 형제'들을 한 번에 제치는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실제로 서비스를 한 뒤는 어땠을까. 기자는 리뷰를 위해 로드나인을 깔고 나서 사실 처음에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잦은 '점검' 때문이었다. 12일 출시 직후 오픈 27분만에 임시점검에 들어갔고, 그날 오후 10시에 다시 한 번 점검이 시작됐다.

인기 게임이 출시 직후 접속 불안정으로 인한 점검은 사실 어느 정도 흔한 일이어서 감안했지만, 점검은 13일에도, 14일에도, 15일에도, 16일에도 이어졌다. 17일 하루 쉬고 18일 다시 점검했으며, 20일에도 점검을 진행했다. 이 외에도 있으나, 공식적인 점검(서버별 점검 제외)만 열거해도 이 정도였다. 실제로 이 게임에 대한 평가를 낮추는 주요 요인이 바로 이어지는 점검 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로드나인' 인게임 화면. 캐릭터는 남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으며, 머리카락이나 눈 등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최근 성인 게임에서 보이는 가슴 등 몸매의 세부적인 조정은 불가능했다.
'로드나인' 인게임 화면. 캐릭터는 남녀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으며, 머리카락이나 눈 등을 커스터마이징 할 수 있다. 최근 성인 게임에서 보이는 가슴 등 몸매의 세부적인 조정은 불가능했다.

점검을 기다리다가 게임이 열리면 다시 접속하기엔 생업이 있으니 주중에는 리뷰를 포기했다가, 결국 21일 이후 게임에 접속을 진행했다. 이때는 어느 정도 진행이 가능했기에 리뷰를 위한 체험을 시작했다.

일단 접속 후 진행한 게임은 솔직히 이야기 하자면 여느 소위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과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었다. 그냥 계속해서 임무를 클릭하면 캐릭터가 알아서 진행을 했고, 그걸 바라보는 것이 할 수 있는 대부분의 플레이 경험을 차지했다. 어쩌다 보스급 적을 만나면 빨간색 장판이 깔리는 것을 보고 피해주는 것 정도가 액션성의 전부였다.

'로드나인' 인게임 화면. 시작하고 나면 자동이동 및 자동 전투를 통한 케스트가 이어진다. 딱히 액션성을 찾기는 어렵고, 공략이라고 할만한 것은 캐릭터 성장 이외에는 없다. 전형적인 리니지 라이크다.
'로드나인' 인게임 화면. 시작하고 나면 자동이동 및 자동 전투를 통한 케스트가 이어진다. 딱히 액션성을 찾기는 어렵고, 공략이라고 할만한 것은 캐릭터 성장 이외에는 없다. 전형적인 리니지 라이크다.

리니지 라이크에서 보이는 대부분의 요소들, 예를 들어 무기·아바타 콜렉션이라든가, 강화 방식, 탈것, 펫, 외형 변경 등 너무나 익숙한 요소들이 포장만 바뀐 상태로 자리 잡고 있었고, BM(비지니스 모델)도 상당히 부담스러워 보였다.

그러다 보니 게임을 진행하며 다른 리니지 라이크 게임들과의 유사성을 계속 발견해야 했으며, 그게 이 게임을 가장 빨리 이해하는 방법이었다.

게임 출시 직후 가장 이슈가 됐던 BM을 살피면 확실히 유료 경험치는 판매하지 않았고, 캐쉬 전용 장비는 판매하지 않으며, 재화를 지급해 강해지는 방법은 아바타 뽑기로 한정해 두었다. 리니지 본가(本家) 보다는 덜 심하게 보이는 이유다.

'로드나인' 인게임 화면. '영웅' 등급 아바타인 '미지의 깨달음 엘시'는 천장이 존재해 비교적 쉽게 뽑을 수 있다. 그 다음부터는 상당한 뽑기와 운이 뒤따르는 조합이 필요하다.
'로드나인' 인게임 화면. '영웅' 등급 아바타인 '미지의 깨달음 엘시'는 천장이 존재해 비교적 쉽게 뽑을 수 있다. 그 다음부터는 상당한 뽑기와 운이 뒤따르는 조합이 필요하다.

초기 천장(일정 이상 뽑기를 하면 확정적으로 재화를 지급하는 시스템)이 도입돼 시작 후 얼마 안 돼 '영웅' 등급 아바타인 '미지의 깨달음 엘시'를 구할 수 있다는 점 등 나쁘지 않은 점도 있었다.

하지만 깊이 들어가면 영웅 등급 아바타 이상을 얻으려면 천장이 없는 뽑기를 진행하거나 상당한 양의 합성을 진행해야 했다. 무엇보다 캐릭터 업그레이드에 중요한 재료 중 일부는 과금을 하면 부수적으로 얻는 마일리지로 얻어야 했다.

결국 재화를 지급해 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바타 뽑기뿐이지만, 뽑기를 안하면 마일리지가 쌓이지 않고, 마일리지가 없으면 캐릭터 강화가 뒤쳐질 수 밖에 없었다. 여기서 최고 등급으로 올라가려면 얼마나 과금을 해야 하는지 짐작이 안갈 정도다.

특히 전투 방식을 보면서 이건 리니지라이크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가만히 서서 칼질만 하는, 소위 '말뚝 딜'에다가 일단 적의 공격이 진행됐으면, 아무리 공격을 보고 피하려 해도 선판정이 이미 이뤄져 있어 피하는 행위가 거의 의미가 없는, 즉, 액션성이 거의 없는 게임이었던 것이다.

그나마 독특한 것은 모든 무기를 사용할 수 있게 한 '올클래스' 시스템이었다. 여기에 9종 무기에 따른 숙련도 시스템으로 원하는 방식의 육성이 가능하다는 점 등은 확실한 장점으로 여겨졌다. 초기에 여기에 대한 계획을 잘 세운다면 과금을 하는 것 이상으로 좋은 캐릭터를 키울 수 있을 것 같았다.

'로드나인' 인게임 화면. 이 게임의 확실한 개성은 바로 '올클래스' 시스템이다. 능력을 조합함에 따라 다양한 직업을 만들 수 있다. 물론 뛰어난 능력은 얻기 어려울 것이다.
'로드나인' 인게임 화면. 이 게임의 확실한 개성은 바로 '올클래스' 시스템이다. 능력을 조합함에 따라 다양한 직업을 만들 수 있다. 물론 뛰어난 능력은 얻기 어려울 것이다.

BM과 게임 시스템을 제외하면 남는 것은 그래픽과 음악, 콘텐츠인데, 이 부분은 나쁘지 않았다. 기자 개인적인 평가로는 잔혹한 게임 내 분위기는 제법 잘 살려져 있었다. 특히 게임 중 어린 소년까지 괴물로 변해 결국 죽일 수밖에 없는 잔혹한 사연 등 어두운 분위기는 잘 살아 있었다.

하지만 빠르게 진행해야 게임에서 상위 등급에 올라갈 수 있는 리니지라이크의 특성상 게이머들이 이를 체감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이에 대한 평가는 좋은 쪽으로도, 나쁜 쪽으로도 거의 나오지 않고 있다.

기자는 이를 보면서 오리온 초코파이와 L사의 초코파이를 떠올렸다. 오리지널 초코파이가 인기를 끌자 비슷한 제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거의 유사한 제품명으로 내 놓았던 사례가 떠올랐던 것이다. 그만큼 게임의 유사성이 상당했고, 차이점을 느끼기 어려웠다.

'로드나인' 인게임 화면. 크게 부각되고 있지 않지만, 이 게임 내에서 스토리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어두운 중세 판타지 분위기를 제법 잘 살려준다. 동영상과 스토리를 다시 읽을 수 있는 모험일지도 제공하고 있어 지나간 이야기를 읽어보면 주인공의 행보 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만, 유저들이 얼마나 스토리에 관심을 가질지는 의문이다.
'로드나인' 인게임 화면. 크게 부각되고 있지 않지만, 이 게임 내에서 스토리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어두운 중세 판타지 분위기를 제법 잘 살려준다. 동영상과 스토리를 다시 읽을 수 있는 모험일지도 제공하고 있어 지나간 이야기를 읽어보면 주인공의 행보 등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다만, 유저들이 얼마나 스토리에 관심을 가질지는 의문이다.

결론을 내리자면 리니지 라이크라는 장르로만 본다면 무난한 편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단 BM은 복잡하지 않고 아바타 뽑기면 계속 하다보면 강해질 수 있었다. 마일리지가 결국 게임머니 역할을 한다는 것 때문에 리니지 시리즈와 결과적으로는 비슷하다고도 볼 수 있으니 결코 저렴하다고는 평가하기 어렵겠지만.

물론 천천히 진행한다면 언젠가는 캐릭터를 원하는 만큼 키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착각이라는 것을 리니지 라이크 장르를 경험해 본 이들은 알 것이다. 레벨이 높아질수록 PvP에 뒤쳐지면 정상적인 진행이 어려운 단계가 오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런 종류의 게임은 뒤쳐지지 않기 위해 초기부터 달려들어 남들보다 앞서려는 유저들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쁘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는 이유는 이 게임이 리니지 라이크이기 때문이고, 이와 유사한 장르 게임 중에는 나쁘지 않은 게임성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리니지 라이크라는 장르가 기본적으로 많은 돈을 쏟아 부어야 하는 것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그 가치를 얼마나 잘 보전해 주는 것이 더 중요한 평가의 기준이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많은 과금을 필요로 한다는 점은 이 장르에 한정해 단점으로 지적하기 어렵겠다.

심심하다 못해 조작감이라는 것을 찾기 힘든 게임성도 사실 리니지 라이크라면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이런 게임을 즐기는 유저 층은 복잡하고 어려운 액션 보다는 단순한 클릭으로 게임을 진행해 나가는 것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로드나인' 인게임 화면. 성장의 요소는 매우 다양한 편이다. 위 화면은 캐릭터가 어떤 무기나 방어구를 많이 사용하느냐에 따라 경험치를 얻고 레벨업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초기 직업을 선택한 뒤 마음에 맞지 않아 나중에 후회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확실한 장점이다.
'로드나인' 인게임 화면. 성장의 요소는 매우 다양한 편이다. 위 화면은 캐릭터가 어떤 무기나 방어구를 많이 사용하느냐에 따라 경험치를 얻고 레벨업으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준다. 초기 직업을 선택한 뒤 마음에 맞지 않아 나중에 후회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확실한 장점이다.

그렇다면 앞으로의 운영이 문제일텐데, 앞으로 게임을 갈아엎어 유료 캐쉬템을 추가하거나 기존 재화의 가치를 뒤엎는 대격면 수준의 패치만 감행하지 않고 초기의 약속만 지킨다면 기존의 리니지 라이크 유저들에게는 나쁘지 않은 평가를 받을 것이다.

반면 리니지 라이크를 즐기지 않는 유저들에게는 결코 좋은 게임이라고 하기는 어렵겠다. 이 게임보다 적은 과금을 하고도 더 훌륭한 콘텐츠와 유저 경험, 아름다운 그래픽과 음악을 제공받을 수 있는 선택지가 널려 있기 때문이다. 리니지 라이크와 같은 게임성만 추구하지 않는다는 전제 조건 아래에서 말이다.

즉, 과거의 리니지를 즐겼던 이들에게는 '비정상화의 정상화'가 와 닿을 수 있겠다. 하지만, 리니지 라이크를 즐기지 않는 유저들에게 있어 '비정상화의 정상화'라는 것이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다. 애초에 과금으로 강해지는 '페이 투 윈'(Pay to win)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세계에서의 '정상화'이기 때문이다.

추가로, 물론 금강선 디렉터가 운영해 좋은 평가를 받았던, 천천히만 진행한다면 과금 부담이 적었던 로스트아크를 '정상'으로 생각했던 유저들에게도 '정상화'라는 개념이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결국 대다수의 게이머들이 생각했던 '비정상화의 정상화'는 착각이 아니었을까.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edgeblu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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