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08(일)

야구

'노게임.. 아쉬운 고별전' LG 켈리. 한국서 5년반... 평생 못잊어

2024-07-21 17:22

헹가래 받는 켈리
헹가래 받는 켈리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
비가 쏟아지는 서울 잠실구장 내야 그라운드가 하얀 큰 천으로 뒤덮였다.

방수포가 아닌, LG 트윈스 유니폼 상의를 본뜬 대형 현수막이다. 등번호는 3번, 그 위에는 '켈리'가 적혔다.

LG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전이 비로 노게임이 되자 켈리와의 작별을 공식 발표했다.

이날 2⅔이닝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켈리는 경기가 중간에 취소되면서 고별전을 아쉽게 마무리해야 했다.

켈리는 이어진 고별식에서 눈물을 쏟아내며 팬, 동료들과 진한 인사를 나눴다.

약 100분간의 경기 중단에도 많은 팬이 자리를 지켰고 라이벌 두산 팬들도 켈리를 배웅했다.

관중을 향해 큰절을 올린 켈리는 동료들의 헹가래를 받은 뒤 한 명 한 명과 진하게 포옹했다.

가족, 팬들과 사진을 찍는 켈리
가족, 팬들과 사진을 찍는 켈리
고별식이 끝나고 잠실야구장 기자실에서 마지막 인터뷰를 한 켈리의 눈시울은 여전히 붉었다. 인터뷰 도중에도 감정이 북받치는 모습이었다.

켈리는 "울지 않으려고 참았는데 세리머니가 시작되니까 눈물이 그치지 않았다"면서 "한국에서 지낸 5년 반이라는 시간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어떤 선수로 기억되고 싶냐는 말엔 "선수이기 전에 인간 켈리로 기억되고 싶고, 팀을 위해 희생한 최고의 팀 플레이어로 남고 싶다"고 답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로는 작년 한국시리즈 5차전을 꼽으며 "그 경기로 LG가 29년 만에 우승할 수 있었고 팬도 우승팀의 팬이라는 타이틀을 가졌다. 영광이었고 특별했다"고 돌아봤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선 "미국, 대만 등 여러 선택지를 검토할 것"이라면서 "여전히 마운드 위에서 공을 던지고 싶다. 어딘가에서 야구하고 있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다.

팬들과 인사하는 켈리
팬들과 인사하는 켈리
켈리는 LG 구단 사상 최장 외국인 투수로 2019년부터 햇수로 6년간 선발 마운드를 지탱했다.

통산 성적은 6시즌 163경기 989⅓이닝 73승 46패 평균자책점 3.25다.

꾸준한 이닝 이터로서 지난해까지 매 시즌 170이닝 안팎을 책임지며 굳건한 1선발 노릇을 했다.

켈리는 2022년에 16승을 거둬 신윤호 이래 21년 만에 LG 출신으로 다승왕을 차지했다.

또 2020년 5월 10일부터 75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를 펼쳐 선발 투수의 모범을 보였다.

켈리는 특히 작년에는 정규시즌 기복을 딛고 한국시리즈 1, 5차전에서 1승 평균자책점 1.59(11⅓이닝 3실점 2자책)로 활약, LG의 29년 묵은 '우승의 한'을 풀어줬다.

다만 6년 차인 올해 19경기 5승 8패 평균자책점 4.51로 부진했고, LG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결단을 내렸다. 켈리를 보내고 베네수엘라 출신 우완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29)를 영입했다. /연합뉴스

[진병두 마니아타임즈 기자/maniareport@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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