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당시 금 가격이 비쌌기 때문에 1위 선수에게 은메달, 2위 선수에게 동메달이 주어졌다. 3위 선수에게 메달이 아예 없었다. 메달의 색이 순위별로 금·은·동이 된 것은 제1회 대회에서 8년 후인 1904년 제3회 미국 세인트루이스 대회에서다.
올림픽에서 금, 은, 동메달을 채택한 것은 금속 가치를 고려한 때문이라는 게 일반적인 설이다. 하지만 그리스 신화에서 인류의 역사 구분인 황금 시대, 백은 시대, 청동 시대, 철 시대에서 유래한다는 전설도 있다.
올림픽 메달의 원재료에 관한 최신 규정도 흥미롭다. 1위, 2위의 메달은 은제이며, 적어도 순도는 1000분의 925여야 한다. 게다가 1위의 메달에는 적어도 6그램의 순금에 의한 금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즉 금메달은 순금이 아니라 은제 메달의 표면에 금을 도금한 것이다. 메달은 원형이 원칙이지만 제2회 파리 올림픽 때만 유일하게 사각형의 메달이 수여되었다는 예외도 있다.
은메달이라는 말은 한자어 ‘은(銀)’과 영어 ‘메달(Medal)’의 합성어로 2위, 또는 준우승자에게 주는 메달이라는 뜻이다. 일본에서 만든 말로 영어 'Silver Medal'을 일본어로는 ‘銀メダル(긴메다루)’라고 표기하는데, ‘金メダル’라는 말과 비슷하게 1910년 무렵 생긴 것으로 추정된다. (본 코너 1156회 ‘왜 금메달이라 말할까’ 참조) 당시 일본은 처음으로 참가하는 1912년 앤트워프 올림픽 대회를 앞두고 각종 서양 스포츠용어를 일본식으로 번역했다.
우리나라 언론은 일제강점기의 영향으로 일본식 용어를 우리말로 직역해 은메달이라는 말로 썼다. 조선일보 1921년 2월21일자 ‘本社主催讀者慰安(본사주최독자위안) 擲柶大會盛况(척사대회성황)’ 기사는 ‘~안규태(安奎泰)씨는(은메달)와 손가방한개와운니동사는 박경션(朴慶善)씨는 양화일족을 엇엇고’라고 보도했다. 척사대회 입상자에게 은메달을 수여했다는 내용이었다.
대한민국 선수로 첫 올림픽 은메달을 획득한 이는 1956년 멜버른 올림픽 복싱 밴텀급에 출전했던 송순천이었다. 일제 강점기인 1934년 경기도 이천에서 태어난 그는 성북고와 경희대 체육과를 졸업했으며, 멜버른 올림픽 복싱 밴텀급 결승전에서 당시 동서독 단일팀인 독일 연합의 볼프강 베렌트에게 우세한 경기를 펼치고도 판정패를 당하여 은메달을 획득했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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