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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박사 기자의 스포츠용어 산책 1156] 왜 ‘금메달’이라 말할까

2024-07-20 07:53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양궁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출국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 네번째부터 김우진, 이우석, 김제덕, 전훈영, 임시현, 남수현. [연합뉴스]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하는 양궁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16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출국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왼쪽 네번째부터 김우진, 이우석, 김제덕, 전훈영, 임시현, 남수현. [연합뉴스]
2024 파리 올림픽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한국선수단은 오는 26일 개막될 파리 올림픽에서 최소 5개의 금메달 획득을 목표로 내걸었다. 지난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수확한 6개의 금메달보다 적은 숫자다. 여러 가지 현실을 고려해 목표치를 다소 낮게 설정했다. 한국은 2012 런던 올림픽에서 금메달 13개, 은메달 9개, 동메달 8개를 따내며 종합 5위의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금메달 수는 1988 서울 올림픽과 2008 베이징 올림픽 때 12개를 뛰어넘는 최고의 성적이었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도 금메달 9개, 은메달 3개, 동메달 9개로 종합 8위에 오르며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2021년 열린 2020 도쿄 올림픽에서 한국은 금메달 6개, 은메달 4개, 동메달 10개로 종합 16위에 그쳤다.

금메달의 사전적 정의는 금으로 만들거나 금으로 도금한 메달이다. 주로 운동 경기나 그 밖의 각종 대회에서 우승한 사람에게 준다. 금메달은 한자어 ‘금(金)’과 영어 ‘메달(Medal)’이 합성된 말로 일본에서 쓰던 ‘金メダル(금메다루)’을 직역해 사용한 것이다. 아시아에서 서양문물과 함께 현대스포츠를 먼저 받아들인 일본에서 영어 ‘Gold Medal’을 한자어와 가타카나를 붙여 ‘金メダル’이라고 한 것이다.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Gold Medal’은 1600년 후반 처음 사용했다고 설명한다. 1694년 영국 전기작가 에드워드 필립스의 작품에서 이 말이 처음으로 등장한다고 했다. 제조 과정에서 적은 양의 금으로 도금하거나 합금하여 만든다고 해서 생긴 말로 쓰였던 것이다. 18세기 이후 금메달은 왕립 덴마크 아카데미와 같은 예술 분야에서 주어지는 상이었다. 경제적으로 어려운 학생에게도 상징적으로 수여하였다. 대부분의 금메달은 금으로 도금하거나 올림픽처럼 은에 금을 입히는데, 이례적으로 고체 금으로만 만드는 메달로는 왕립 네덜란드 아카데미가 수여하는 로렌츠 메달, 미국의 의회 금메달, 노벨상 메달이 유명하다.

일본 디지털 대사전에 따르면 1910년 ‘학생 생활 방카라 일기 전편’에 처음 이 말이 등장했다. 당시는 고대 올림픽이 1896년 아테네 올림픽으로 부활된 지 얼마 안된 무렵이었다. 일본은 서양 스포츠를 도입할 때 경기 명칭을 한자어로 번역해 소개했지만 번역이 까다로운 것은 영어를 그대로 사용해 가타카나로 표기했다. 육상, 수영, 축구, 농구, 야구, 배구, 빙상 등은 한자어로 번역해 사용했다. 하지만 ‘Gold Medal’은 한자어와 영어 직역을 했던 것이다. (본 코너 661회 '왜 ‘육상(陸上)’이라 말할까' 800회 '왜 ‘수영(水泳)’이라고 말할까' 8회 '축구는 왜 영어에서 ‘football'과 ’soccer'로 나눠 부를까?' 352회 '왜 농구(籠球)라고 말할까' 3회 '‘야구(野球)’는 낭만적인 문학적 표현이다' 454회 '왜 ‘Volleyball’을 '배구(排球)라고 말할까' 등 참조)

네이버 뉴스라이브러리에 의하면 동아일보 1923년 5월31일자 ‘嚴福童君優勝(엄복동군우승)대련에서일등에’ 기사에서 ‘자전차왕’ 엄복동이 만주일일신문사 주최 자전거 대경주회에서 일본과 중국 선수를 제치고 우승기, 순금시계와 함께 금메달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2024 파리 올림픽 금,은,동메달 디자인.
2024 파리 올림픽 금,은,동메달 디자인.


현대 올림픽에서는 승자가 금메달을 받음으로써 자신의 업적을 인정 받는다. 고대 올림픽 경기에서는 메달을 수여하지 않았다. 1896년 아테네올림픽에선 승자에게 은메달, 2위에게는 동메달을 수여했다. 1900년 파리 올림픽에는 대부분의 승자에게 메달 대신에 컵이나 트로피를 수여했다. 1위부터 3위까지의 승자에게 금, 은, 동메달을 연달아 수여하는 관행은 1904년 미국 세인트루이스 올림픽에서부터 시작됐다.

한국인 중 올림픽 금메달을 처음으로 획득한 사람은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을 제패한 손기정이며, 대한민국 국적으로만 따진다면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에서 우승을 차지한 양정모가 최초이다. 1948년 런던 올림픽에서부터 2020 도쿄 올림픽까지 한국은 하계 올림픽에서 총 금 96개, 은91개, 동 101개로 총 288개의 메달을 획득, 역대 세계 15위에 올랐다.

[김학수 마니아타임즈 기자 / kimbundang@maniarepor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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