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유저라고 하면 항상 고민하게 되는 것이 바로 과연 이 게임이 재미있는 것일까 일 것입니다. 물론 이것저것 다 깔아놓고 소위 '찍먹' 해 보는 것도 한 방법이지만, 그러기엔 시간도 아깝고, 부담도 큽니다. 이에 마니아타임즈에서 대신 게임을 깔아보고, 실제로 어떤지 간접 체험해 드립니다. 이번 게임은 넷마블에서 공식 출시에 앞서 사전체험용으로 공개한 '모두의마블2'입니다. 최종 출시작과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고 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30~40대 한국인 중 '부루마블'이라는 보드게임을 모르는 이들은 거의 없을 것이다. 원래 미국의 보드게임 '모노폴리'의 아류작(보드게임의 룰은 저작권 영역에 들어가지 않으므로 불법 복제는 아니다)이었던 이 게임은 1982년 씨앗사에서 발매돼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세계 여러 도시를 소개하고, 돈을 거래하는 개념을 이해하기 좋기 때문에 지금도 어린아이들의 교육용으로 종종 사용되는 사례도 있는데, 그만큼 게임 자체의 재미는 나쁘지 않다.
이 게임에 영향을 받은 모바일 게임이 바로 '모두의마블'이다. 사실 원조 모노폴리의 영향을 받았다고 해야 하겠지만, 일단 제목에 '마블'이 들어가 있어 부루마블의 영향을 받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을 듯 하다.
2013년 'for kakao'를 달고 출시했는데, 당시 남녀를 가리지 않고 이해할 수 있는 어렵지 않은 규칙과 최고의 인기를 끌었고, 매출 상위권에 올랐으며, 지금도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다. 해외에도 'Let's Get Rich'라는 이름으로 출시됐으며, 넷마블의 간판 IP(지적재산권) 중 하나로 꼽힌다.
다만 제작사인 넷마블이 부루마블의 저작권을 침해했다며 2017년 씨앗사로부터 소송을 당하기도 했는데, 소송에서는 넷마블이 승소했다. '모두의마블'이 인기를 끈 것은 부루마불과 비슷해서가 아니라는 이유였다. 게다가 운영 방법도 꽤 다른 부분이 많았다.
따지고 보면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모노폴리도 1902년에 만들어진 The Landlord's Game의 파생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표절은 쉽게 따지기 어려운 문제였다.
이런 역사를 가진 모두의마블의 후속편 '모두의마블2'가 지난 달 27일 사전체험을 시작했다. 11일까지 진행되는 이 게임은 전작 IP을 계상하면서도 보다 캐쥬얼하게 구현했다는 것이 넷마블 측 설명이다.
참고로 이번 리뷰는 전작 '모두의마블'을 즐기지 않은 이들을 위해 '부루마블'과 비교하니 독자들의 너른 양해를 구한다.
게임을 시작해 보니 그래픽만 보면 지난해 4월 출시된 '모두의마블2: 메타월드'(이하 메타월드)과 매우 흡사한데, 메타월드는 MBX 생태계 브릿지 토큰 'MBXL'을 거쳐 퍼블릭 토큰인 'MBX'와 스왑 가능한 가상화폐 시스템이 도입돼 있어 국내에 출시되지 않아 직접적인 비교는 어려웠다.
하지만 이미 공개된 메타월드의 자료와 비교하면 유사한 점도 있었지만, 그래픽적 요소 등 다른 점도 꽤 눈에 들어왔다. 전혀 다른 게임이라기는 어렵지만, 적어도 동일한 게임으로 보지는 않아도 될 것 같다.
초기 화면을 넘어 진행하다 보면 크크시티(넷마블의 마스코트 이름이 'ㅋㅋ'다)에 건물이 붕괴되는 뉴스를 보여주고 정체불명의 집단이 전세계 주요도시를 습격했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 정체불명의 집단과 요원으로서 대항, '마블'을 회수하는 것이 게임의 주 내용이다.
일단 '모두의마블2'를 접하면 제법 괜찮은 그래픽이 유저를 반긴다. 전편의 다소 엽기적인 분위기의 캐릭터는 없고, 미형의 캐릭터들이 3D로 만들어져 움직인다. '또봇'이나 '레이디버그'와 같은 국산, 또는 글로벌 합작 3D 애니메이션 풍의 인물들이 등장한다. 전편과 비교하면 그동안 발전한 스마트폰의 스펙이 보일 정도다.
게임을 시작하면 '모마봇'이 간단한 튜토리얼 형식으로 게임을 안내하는데, 부루마블에서 익숙한 게임판이 보인다. 부루마블에서 보았던 게임판보다는 다소 작은데, 4 구석의 판을 제외하면 5개다. 즉, 주사위에서 6이 나오면 한쪽 면의 끝에 도달할 수 있다. 이 길이는 게임을 진행함에 따라 늘어나기도 하는 요소다.
지역은 구역에 따라 다르게 잡혀있는데, 뉴욕, 독도 등이 등장하는 것이 아니라 양천구, 종로구 등 더 규모가 작은 지역이 등장한다.
그런데 당황스러운 것이 주사위를 굴리는 방식이 아니라 오른쪽 하단에 있는 카드를 굴리면 그 숫자만큼 주사위가 나오는 방식이다. 즉, 완전 무작위의 칸 이동이 아니라 원하는 칸 만큼을 갈 수 있도록 정해 놓고 가게 된다.
물론 '3~5'라는 식으로 무작위 이동 카드도 있지만, 이마저도 어느 정도 이동의 한계를 정할 수 있어 시작하자마자 '무인도'에 갇히는 사태를 피할 수 있다.
그 밖의 기본 조건은 부루마블과 유사한데, 건물을 많이 지어 상대방으로부터 돈(마블)을 받아낼 수 있다는 점 등은 익숙한 방식 그대로다. 다만 상대방이 지은 건물은 '랜드마크' 까지 발전시키지 않은 상태일 경우 더 많은 마블을 내고 인수할 수도 있다. 랜드마크는 각 지역의 상징정인 건물이 세워진다.
두 번 더블(2개의 주사위를 굴려 같은 숫자가 나오는 것)이 나오면 무인도에 갇힌다거나 하는 사소한 부분의 차이점도 있다. 다만 이 규칙은 부루마블에도 비슷한 규칙이 있었기에 아주 이질적이지는 않다. 여기에 장애물을 설치하는 등의 추가 규칙이 있으며, 게임을 진행함에 따라 더 많은 규칙들이 등장한다.
승리 조건은 매우 다양한데, 같은 색의 지점을 인수하면 '독점'이 돼 더 많은 마블을 얻어낼 수 있고, 3군데 같은 색의 지점을 모두 독점하면 '트리플 독점'이 돼 바로 승리 가능하다. 또는 스테이지 규칙에 따라 빠르게 일정 횟수를 돌면 승리할 수도 있다.
승리조건 외에 다양한 규칙들도 기믹을 작용한다. 진행하다 보면 상대방을 유저의 랜드마크로 끌어들여 강제로 마블을 뜯어내는 것도 가능하며, 진행에 따라 더 많은 규칙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규칙이 언뜻 복잡해보이지만, 한 번에 많은 규칙이 추가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늘어나므로 처음부터 차근차근 따라간다는 느낌으로 진행한다면 결코 어렵지는 않다.
승리규칙이 다양하다보니 상대방으로부터 마블을 뜯어내 파산시키는 것 보다는 '트리플 독점' 등 특수규칙을 통해 빠르게 승리조건을 만족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한 스테이지를 진행하는 시간은 원조 '부루마블'보다 큰 폭으로 줄어들었는데, 한 판을 마치는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남짓, 빠르면 5분 정도로도 끝낼 수 있다.
돈보다는 조건 만족이 중요한 승리 조건이다보니, 부루마블과의 차이점은 꽤 크다. 전략적으로 어떤 구역을 선점하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캐릭터 카드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 캐릭터 카드는 진행에 따라 특정 포인트가 채워지면 사용할 수 있는데, 무작위로 빈 땅에 건물을 세울 수 있다거나, 제자리에서 한바퀴를 그대로 돌 수 있다거나 하는 강력한 기능으로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친다. 또 카드의 능력에 따라 초기 자본금 등에도 영향을 준다.
이 카드는 BM(비지니스 모델, 과금요소)와 밀접한 영향을 맺고 있는데, 이 캐릭터 카드가 바로 뽑기(가차)로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연히 S 등급의 높은 카드를 많이 보유하고 있으면 게임을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
PVP(플레이어 간 대결)에 들어설 경우 유리한 카드를 다수 보유하고 있는 이를 넘어서기는 매우 어려울 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나중에는 모르겠지만 꼭 PVP에서 게임의 재미를 찾을 필요는 없으므로 무리하지 않고 카드를 모으는 것도 게임을 즐기는 한 방법이라는 생각이 든다.
스토리 모드를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악당들이 나오는데, 악당들은 빠르게 한번 더 돌 수 있다거나, 더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등 특수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난이도가 그리 높지는 않으며, 수차례 패배하다 보면 상대방의 패의 레벨이 내려가는 게임사의 배려도 받을 수 있다.
아바타 코스춤도 주요한 과금요소로 보인다. 아바타에 다양한 옷을 입힐 수 있고, 머리모양도 바꿀 수 있다. 아직은 사전체험 버전이어서 모든 옷과 악세사리, 헤어스타일이 무료였지만, 본격적으로 출시된 뒤에는 과금을 하고 구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캐릭터가 제법 미형이기 때문에 아바타에 옷을 입히는 재미가 쏠쏠할 것으로 보이는데, 전작도 여성들에게 꽤 인기가 있었기 때문에 여성 유저들의 호응을 기대할 만 하다. 게다가 캐릭터는 방방 뛰거나, 적 캐릭터가 지나가면 밀쳐지거나, 넘어지거나 하는 모션이 꽤 귀엽게 묘사돼 있어 예쁜 옷을 입혀주고 싶기도 하다.
결과적으로 말하자면 전작, 그리고 부르마블과도 차별화된 게임성을 보여주고 있어 진행하다 보면 잔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난이도도 높지 않아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기 좋다.
최근 한국의 게임업계에서 다양한 게임들이 출시되면서 유저들을 즐거운 고민에 빠뜨리고 있다. MMORPG(대규모 다중 접속 역할 수행 게임)나 키우기 게임 등 하나의 게임이 인기를 끌면 '미투' 전략으로 흡사함 게임들이 연이어 출시되는 현상에 질린 게이머들에게 '모두의마블2'가 새로운 선택지가 될 것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동근 마니아타임즈 기자/edgeblu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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